◎26일 집회후 개원전 담판 시도/여도 강경고수 효과는 미지수야권의 대여총공세 전투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야권 공세의 절정은 26일 하오로 예정된 서울 보라매공원집회다. 야권은 이 집회가 총선 이후 대여투쟁에 있어 결정적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대회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야 3당은 21일 3당공동대책위와 실무위원연석회의를 갖고 보라매집회의 인원동원문제 등 구체적인 준비사항을 협의했다. 야 3당은 이날 회의에서 30만명 이상의 청중을 동원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국민회의가 14대 대선자금공개촉구 등을 위해 개최한 보라매집회에 20여만명이 모인 만큼 야 3당이 합동으로 인원동원을 하면 그 정도의 목표달성은 가능하다는 것이 야권의 판단이다. 또 야권은 김대중·김종필총재가 함께 장외투쟁에 나선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정국전개에 상당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권은 보라매집회가 성공하면 그 기세를 바탕으로 개원 예정일인 다음달 5일 이전에 여권과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인위적인 여대야소재편에 대한 비난여론분위기가 가시기전에 대규모집회로 힘을 얻은 뒤 여권과 협상을 벌여 보다 많은 것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야권이 대여공세의 최후 카드라고 할 수 있는 장외집회를 앞당긴 데는 바로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들이다.
야권은 보라매집회에 앞서 대여공세에 대한 여론지지를 끌어내고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놓고 있다. 우선 22일 야 3당이 전국의 각 지구당별로 4·11총선부정과 여권의 무리한 여소야대구도변경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차량스티커를 배부한다. 야권은 또 이날 여당의 당선자영입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25일에는 야 3당이 공동제작한 특별당보를 중앙당 및 전국지구당조직을 통해 일제히 배포한다. 특히 두 김총재 등 야 3당대표들은 이날 아침 시청앞에서 나란히 특별당보배포행사에 참가, 공조투쟁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야 3당은 이어 내주중에는 이규택(경기 여주) 백승홍(대구 서갑)당선자 등 신한국당에 입당한 야권 당선자 지역구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야권의 대공세가 기대만큼의 소득을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신한국당과 여권 핵심부가 야권의 공세에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도 이같은 사정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같다. 국민회의 한광옥사무총장은 『김영삼대통령이 강경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는 것같다』며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보라매집회가 여권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할 경우 야권에도 다른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야권은 국회농성 등 극한 투쟁방안도 검토중이나 국민여론의 흐름 여하에 따라서는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대중·김종필총재의 투지로 볼 때 일정한 수준에서 대여투쟁을 끝내고 등원해서 협상을 할 여지는 적어 보인다. 특히 국민회의 김총재측은 『일시적으로 여론의 비난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부정선거문제에 대해서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정국경색과 개원협상 파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높아 보인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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