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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로 끝난 방글라데시의 5번째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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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로 끝난 방글라데시의 5번째 쿠데타

입력
199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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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후 끝없는 권력투쟁이 “빌미”/반란 전육참총장 연금·정치일정 발표 “진화”부정선거 시비로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건국후 5번째 군사 쿠데타는 하루만에 불발로 끝났다.

이번 불발 쿠데타는 선거관리 과도정부를 이끄는 대통령이 군부실세인 육군참모총장을 해임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91년 민정복귀후 방글라데시 정치를 주도해온 할레다 지아 전총리와 최대야당인 아와미연맹의 셰이크 하시나 총재간의 끊일줄 모르는 권력투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91년 총선에서 모하마드 에르샤드 군사정권 축출에 손을 맞잡기도 했던 두 여성정치인은 올해 2월 총선을 앞두고 극한 대립을 보인 끝에 야당 불참속에 총선이 치러지는 파행을 초래했다. 유권자중 10%만이 참가한 총선에서 지아 전총리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는 결국 국민의 거센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지아 전총리는 국민의 거센 저항에 굴복, 사임하고 6월 12일 총선을 관리하기 위한 중립 과도정부가 구성된 상황에서 82년이후 14년만에 또 다시 군사쿠데타가 발생한 것이다.

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한 방글라데시에서는 앞서 75·77·81·82년 등 4차례나 군사쿠데타가 일어났고 77∼91년 15년 가까이 군부통치하에 놓였다.

이번 불발 쿠데타는 압둘 라만 비스와스 방글라데시대통령이 독립전쟁 영웅으로 군부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아부 살레 모하메드 나심 육군참모총장(중장)을 명령 불복종으로 해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비스와스대통령은 20일 나심총장이 군기위반 및 선동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모르세드 칸 소장(보그라지역 사령관)과 미란 하미두르 라만 준장을 퇴역시키라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항명으로 규정하고 나심총장을 이들 두명과 함께 해임했다. 또 후임 육군참모총장에 마부부르 라만 소장을 임명했다.

나심은 해임되자 11만명에 이르는 군인중 자신에게 충성하는 수천명의 지역군인들에게 수도 다카로 진격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다카 외곽에서는 반란군과 정부군이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으며 제2 도시인 치타공과 보그라, 미멘싱등의 군부대들도 다카를 향해 진군했었다.

그러나 대통령 충성파 군인들이 재빨리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 대통령관저와 국영 TV방송국등의 경비에 나서 손쉽게 쿠데타기도를 무력화했다. 비스와스대통령이 TV연설을 통해 국민에게 냉정을 호소하며 내달 12일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 민심을 얻은 것이 진압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불발 쿠데타는 권력투쟁에 몰두해 온 방글라데시의 민간정치인들에게 커다란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을 것으로 보인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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