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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냐 수입차냐/수입업자 저가공세로 소비자 선택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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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냐 수입차냐/수입업자 저가공세로 소비자 선택 고민

입력
199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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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평가선 아직까지 국산차가 앞서/배기량같아도 지명도·성능따라 값 큰차/“가격파괴” 비전·토러스는 중형 쏘나타급/사고·고장때의 편리한 수리 등도 고려해야/부품가격 수입차가 국산보다 2∼3배 비싸「국산차냐, 수입차냐」

최근 수입차업체들이 일부 차종에 대해 가격을 동급 국산차보다도 훨씬 낮춰 내놓기 시작했다. 고소득 수요층을 겨냥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고가전략을 유지해온 수입차업체들이 최근들어 「대량저가」방식으로 판매전략을 바꿔 국산 중대형차 수요자 잠식에 나선 것이다.

국산차보다 싼 수입차가 등장하자 동급 수입차와 국산차 중 어떤 차를 선택해야 할 지 고민하는 소비자도 부쩍 늘고 있다.

자동차전문가들은 외국의 경우 같은 배기량의 차라도 지명도와 각종조건에 따라 가격이 30∼100%씩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 차량판매가격 외에 ▲해외에서의 등급 ▲각종 사양장착내용 ▲사고나 고장때 얼마나 편하게 수리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업체들은 일부 차종의 판매가격을 낮춘 후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국산차보다 싸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이달초 최고급차로 시판한 다이너스티3.5의 소비자가격은 4,140만원, 대우자동차가 일본 혼다와 기술제휴해 만든 아카디아LX는 4,230만원으로 배기량 3,500㏄짜리 크라이슬러 비전(3,861만원) 보다도 비싸다는 것이다. 또 포드자동차는 배기량 3,000㏄급 토러스를 3,380만원으로 책정해 국산 대형차보다 1,000만원 가까이 싸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포드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내 업체들은 「이치에 맞지 않는 가격비교」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내에서 비전과 토러스는 모두 중형차로 쏘나타와 비교해야할 수준인데 국산 대형차와 비교하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가 올해초 펴낸 「96년도 마켓데이터 북」에 따르면 비전과 토러스는 쏘나타, 도요타 캄리 등과 함께 중형차(Mid―range)에 속해 있다.

반면 대우자동차의 아카디아와 동일한 모델로 혼다가 미국에서 현지생산하는 레전드는 2단계를 뛰어 최고급차(Luxury)에 포함돼 있다.

혼다 레전드는 미국시장에서 4만달러선에 판매되고 있는데 비해 토러스는 2만달러선으로 두배 가량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도 다이너스티를 대우 아카디아와 벤츠S클라스, BMW7시리즈의 좋은 점만을 골라 개발과정에 참고했다며 당연히 세계최고급차에 들어가는 승용차들과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전국 400∼500여곳에 거미줄같은 정비망을 구성해놓고 있는 반면 수입차업체들은 딜러점까지 포함, 10∼30여곳에 불과해 경미한 사고만 나더라도 큰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는데다 부품가격도 국산차의 2∼3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의 송병준박사는 『최근 수입차 소비가 늘고 있으나 취약한 서비스망 등으로 당초 학계가 우려한만큼 늘지는 않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국산차가 수입차에 비해 경쟁력이 있지만 앞으로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돼 일본차가 밀려들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격조정 차성능보강 등 다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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