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안팎 부담 의식한듯/“공론화 본단계” 시각도1주일동안 세차례나 지역정권교체론을 연거푸 주장,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21일 돌연 『그만 말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어제까지 3번이나 공식거론한 만큼 당분간 여론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여러분들이 지역정권교체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검토해 의견을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입장정리는 당안팎의 여러 사정을 감안한 다용도 포석으로 풀이된다. 먼저 김총재는 자신의 부인에도 아랑곳없이 여권과 일부 언론이 지역정권교체론을 「또다른 지역갈등조장책」으로 비판하고 있는데 대해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듯하다. 이 때문에 당분간 자민련등 다른 정파의 움직임을 관망하고 여론의 지지를 유도하는데 주력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여대야소정국과 관련한 대여공세 및 야권공조가 당장의 시급한 과제로 급부상한 점도 의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당내일각에서는 『이제부터 김총재 자신은 빠지고 밑에서 공론화가 이뤄지는 단계가 시작됐다』는 적극적인 시각도 있다.
따라서 김총재가 당론화 시기로 제시한 올 연말까지는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한 김총재는 입을 다물고 아래에서 지역연합문제에 대한 의견제시가 잇따르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김상현지도위의장 조세형 정대철 김근태부총재등 지도부와 동교동 가신그룹들의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의장은 지역정권교체론을 받아 자신의 「민주대권구상」을 한층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 조·정부총재는 이미 언론과의 인터뷰등을 통해 각각 「이원집정부제 도입」「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주장을 제시했다. 반면 김부총재등 재야출신 인사들은 민주당등과의 야권통합방안 등을 본격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김총재의 이날 발언은 지역정권교체론 파문의 새로운 국면전개를 예고하고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