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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늘어 유가하락 불가피/이라크 석유수출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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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늘어 유가하락 불가피/이라크 석유수출 재개

입력
199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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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미 명분­이라크 경제실리확보/OPEC선 석유시장 변수등장 신경유엔과 이라크가 20일 타결한 석유협상은 쌍방에 각각 명분과 실리를 제공한 가운데 세계유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유엔은 90년 걸프전이후 이라크에 대해 취해왔던 금수조치를 인도적 차원에서라는 전제아래 제한적으로 해제해줌으로써 그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어왔던 이라크국민들을 어느정도 배려했다는 명분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또 미국은 이라크를 조심스럽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장기적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 대해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실리를 챙겼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라크는 일단 피폐해진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세계 원유매장량의 11%를 차지하면서 세계석유수출 2위국이었던 과거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는 첫 단추를 꿴 셈이다. 후세인은 이와함께 국민들에게 서방측이 결국 굴복했다는 선전을 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하는 생색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의 손익계산을 떠나 이번 협상타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유가에 미치는 파장이다. 이라크가 국제 석유시장에 복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에는 두통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석유시장은 과잉생산으로 국가별 석유생산량 할당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데다 이라크가 끼어들어 더욱 혼란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OPEC 회원국들은 이라크의 수출중지로 하루 생산량을 545만배럴에서 800만배럴로 늘렸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을 감축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우디는 이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되면 물량과잉으로 유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만약 대이라크 금수조치를 전면해제할 경우 유가가 대폭락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현재 세계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든 만큼 서방측이 유가를 하락시켜 경기를 활성화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에서 나온 예측이지만 이 시나리오가 맞지 않더라도 유가는 올 하반기부터 어느정도 하락세를 보일 것만은 분명하다.<이장훈 기자>

◎유엔·이라크 석유협정

▲95년 4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결의에 따라 이라크는 식량과 의약품 구입을 위해 6개월마다 20억달러 상당의 석유를 판매할 수 있다.

▲이라크는 식량과 의약품 및 기타 인도주의적 물품이 전국민에게 공평하게 분배될 것임을 보장한다. 이라크는 분배계획을 마련, 유엔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석유및 석유제품은 터키로 연결된 키르쿡―유무르탈리크 송유관과 걸프만에 있는 이라크 석유항구 미나 알―바크르를 경유, 판매된다.

▲쿠르드족에 대한 인도주의적 물품의 분배는 유엔이 맡으며 유엔은 분배 현황을 이라크에 통고한다. 쿠르드족을 위한 물품구입 및 분배 경비는 이라크에 할당된 석유판대 대금에서 충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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