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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출 문화재 잇달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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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출 문화재 잇달아 돌아온다

입력
1996.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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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땅한 「물건」 없자 수요자들 해외 눈돌려/낙관·화제 있는 단원의 「고승기호도」등 들여와/국립박물관도 예산 늘려 해외현지서 적극 구매해외유출문화재가 잇따라 돌아오고 있다. 고미술시장에는 최근 일본, 중국등지에서 돌아온 미술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내 경제력 상승에 따라 고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나 사들일만한 물건이 없자 수요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또 한국고미술품이 많은 일본 고미술시장이 몇년째 불황인 데다 한국 고미술품 값이 오르자 매물이 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최근 인사동에 들어온 서화중 주목되는 것은 단원 김홍도의 말년작 「고승기호도」(45×27㎝). 간송미술관에 비슷한 화풍의 그림이 있는데, 낙관과 화제가 있어 이채롭다.

「단로」라고 낙관돼 있는 그림은 호랑이의 귀여운 표정, 듬성듬성 생략된 갈기, 절제된 율동미등에서 천재화가의 예술성이 드러난다.

단원은 이 작품을 「소암」이라는 승려에게 선물한 것으로 보이는데, 「소암이 왕골자리를 보석으로 여기고 자족하였으니/용맹이 어느 정도이기에 갈기 위에 놓고 걸터앉아 신통력을 보이는가」라는 화제를 붙였다.

또 영모화(새나 짐승을 그린 그림)와 화충도로 독자적 화풍을 개척했던 조선초기 화가 이암(1499∼?)의 「가자초충도」(28×59㎝), 조선후기 최북의 우경산수도, 긍재 김득신의 「신선도」 「사신도」 「화조도」, 현재 심사정이 손가락 끝에 먹물을 묻혀 그린 지두신선도, 오원 장승업의 「팔준도」, 겸재 정선이 77세때 그린 「실경선면」등 알려지지 않았던 귀중 서화 수십점이 돌아왔다.

공예품에는 임금의 소반으로 쓰인 「봉황반」등 궁중유물도 눈에 띈다. 봉황반은 어피와 자개로 봉황과 꽃무늬를 정교하게 상감처리한 고급 칠기공예품으로 일본 고미술상이 밀집된 도쿄(동경)의 교바시(경교)에서 나왔다.

지난해에만 1,000여점이 돌아온 도자기는 올해에도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최근 고미술협회의 「고미술사료전」에 특별출품됐던 「청자상감모단·국화절지문병」은 중국에서, 「백자청화 매죽화접문화준」은 일본서 입수된 것이다.

최근 해외 경매에서 「분청밀양장흥고명접시」 「지옥도」등을 구입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물구입 예산을 올해 35억원에서 내년엔 100억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중앙박물관은 경매를 통한 구입과 직접매입을 위해 해외소재 한국미술품과 중개인, 상인들에 관한 정보를 취합,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정양모 관장은 『이제는 우리 문화재가 나가는 시대에서 들어오는 시대가 됐다』며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해외의 한국미술품을 찾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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