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치개혁·대중개선 주력예상/첫 직선 총통 취임 이등휘의 향후행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치개혁·대중개선 주력예상/첫 직선 총통 취임 이등휘의 향후행보

입력
1996.05.20 00:00
0 0

◎정통성 바탕 국민당 부패 우선적 수술대에/정·경분리 대륙정책 수정 정치협상 나설듯이등휘(리덩후이) 대만총통(73)이 20일 제9대 총통으로 취임한다. 사상 첫 직선총통이자 대만출신(본성인)인 그의 취임은 「대만인에 의한, 대만인을 위한, 대만인의 정치」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중국의 노골적인 위협 속에 3월23일 치러진 선거에서 53.99%의 지지율로 낙승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주도해 온 민주화와 「대만의 대만화」에 대한 신임으로 해석됐었다. 물론 기대가 큰만큼 짐도 무겁다. 4년 임기가 끝나는 2000년 중반까지 21세기의 기초설계를 마치는 일이 그의 몫일 수밖에 없다.

이총통은 17일자 아사히(조일) 신문과의 회견에서 『중국에도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대만의 정치개혁 및 대륙과의 관계개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직선총통으로서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내부개혁에 힘쓰고 대륙정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대륙정책의 주도권 확보에는 국민적 지지가 불가결해 내부개혁과 대륙정책은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7∼8월 「범국민적 국시회의」를 열어 컨센서스를 도출하겠다는 구상은 당연한 귀결이다. 국시회의는 또 총통선거 기간에 증폭된 국론분열을 치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부개혁 대상에서 집권 국민당이 빠질 수는 없다. 각종 대기업과 언론을 소유, 대만내 최대 재벌집단이 돼 있는 국민당의 부패가 우선적으로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외의 눈길은 무엇보다 그가 대륙정책에 대해 뭐라고 운을 뗄 것인가에 쏠려 있다. 그의 앞에는 내년 7월 홍콩, 99년 마카오의 중국 귀속이라는 역사적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대만 해외 직접투자의 15%이상이 홍콩을 거쳐 중국에 흘러 들어가고 있어 홍콩문제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

3통(통상·통항·통우)을 비롯한 대륙과의 직교류 협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때문에 대륙과의 최고위급 정치협상도 불가피해 기존 정·경 분리노선이 수정될 여지도 있다. 이는 그에게 「대본토 정치적 양보」와 「국제적 생존공간 확대정책」사이의 고통스런 선택을 강요할 수도 있다.

당선 지지율 53.99%가 단순한 「대만독립 지지율」에 그칠지, 아니면 「21세기를 향한 전권 위임률」이 될 지는 그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그는 당권장악과 중국의 무력위협 대응에서 노회한 전략가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만 벌써 73세인 그의 고령이 「대만호」의 순항을 염려스럽게 한다.<배연해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