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별카드 없지만 곧 접촉 나설듯/「영수회담 담보」 등 묘수 찾을수도정국이 파행으로 치닫고 그 해법이 보이지않을수록 여야간의 막후채널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막후채널은 공식적으로 거론하기 어려운 사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정치적 거래도 할 수 있기때문이다. 극한 대치상황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된 과거 사례를 반추해보면 으레 밀사들의 막후대화가 한몫을 했다.
현재의 정국도 비상구가 보이지않는 국면에 처해있다. 야권이 등원거부, 장외투쟁을 공언하고있으나 여권은 무소속당선자 영입을 강행하며 단독등원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야권은 여권의 오만을 질타하며 아예 대화자체를 거부하고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영선생 흉상 제막식의 「풍경」은 가파른 정국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행사에 여야총무들이 참석했지만 비공식대화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한국당의 서청원총무가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총무에게 『이야기 좀 하자』고 접근했지만 야당총무들은 『영입을 강행하면서 대화는 무슨 대화냐』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새로운 변화가 없는한 정국경색은 풀릴 기미가 없고 오히려 갈수록 긴장수위가 고조되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여야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명분다툼을 벌이며 파국의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속단할 수만도 없다. 여야갈등의 이면에서 막후대화가 진행돼 접점이 모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막후대화가 이루어지는 징후는 드러나지않고있다.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증좌이다. 신한국당 당직자들은 내주 중반부터 서서히 접촉을 시도할 생각이다. 그 역할은 일단 원내사령탑인 서청원 총무와 김덕룡 정무1장관이 주로맡고, 강삼재 총장 이상득정책위의장 등도 개인적으로 야당의 인연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에서는 박상천총무, 김령배부총재, 권로갑지도위의장, 한광옥사무총장, 자민련에서는 이정무총무, 김룡환사무총장 등이 나설 전망이다.
막후접촉이 이루어진다면 여야간에 주고받을 카드는 무엇일까. 별로 없다는게 중론이다. 야권이 요구하는 영입당선자의 원상복귀, 선거부정 사과 등을 여권이 수용하기 힘들고 야권도 소득없이 공세를 거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용상 절충점 도출이 난망일 경우「묘수」는 대체로 절차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파행국회에 대한 비난여론이 커지면 막후대화에서 『일단 등원후 무소속당선자 영입문제, 선거부정시비 등 현안을 우선적으로 다룬다』는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
또한 여야영수회담으로 정국을 풀어갈 수도 있다. 개원직전 극적으로 영수회담이 열리고 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의 포괄적인 유감표명, 김대중 김종필 두 야당총재의 원론적인 촉구가 이루어지는 선에서 개원이라는 합의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는 달리 『개원이후에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영수회담을 개최한다』는 담보를 전제로 돌파구가 모색될 수도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