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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헐었어도 「불씨」 남아/김대중 총재·김상현 의장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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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헐었어도 「불씨」 남아/김대중 총재·김상현 의장 회동

입력
1996.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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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발언 등 자제 당부 “공감” 화답/김 의장 “잘못된점 개선노력” 여운김대중 총재가 17일 대권논의발언으로 불편한 관계인 김상현 지도위의장과 조찬회동을 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이날 아침 서교호텔에서 1시간40분동안 식사를 함께하며 폭넓은 얘기를 나누었다. 총선패배책임과 김 총재의 대선출마문제를 놓고 두 사람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있는 시점이어서 이들의 대화내용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김 의장은 회동이 끝난뒤 의원회관 사무실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회동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진지하고 아주 부드럽게 크게 웃기까지 하면서 모든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동분위기를 전했다. 논란이 됐던 김 의장의 중앙대 강연내용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김 총재는 자신과 김 의장이 대립관계로 비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민감한 사안은 당내에서 논의하자고 했다고 김의장이 전했다. 김 총재는 사석에서 기자들에게 한 발언도 앞뒤를 잘라 보도할 경우 김 의장이 총재를 공격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김총재는 또 『대권출마여부는 연말께 결정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지금은 부정선거재발방지 대책마련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김의장은 이같은 김총재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내에서 활발한 토론과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김총재도 『당내 언로활성화는 절대적』이라며 『다양한 토론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 의장이 전했다.

김 의장은 회동내용을 설명한뒤 『김대중 정권을 창출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김총재에 대한 「우정과 협력」을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국민회의의 집권이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당과 김 총재의 긍정적인 면을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면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노력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 회동으로 두사람간의 갈등조짐은 표면상 해소된 듯하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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