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서방 총리 전격 해임 강경 버티기/장악력 떨어져 내분 등 갈수록 곤경유엔 전범 재판정에 서지 않으려는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정부(자칭 스프르스카공) 대통령 라도반 카라지치(51)의 저항이 가히 필사적이다.
내전중 이미 전범 수배자명단에 올라 있던 그는 이달초 헤이그 전범재판 개시와 함께 서방의 포위망이 좁혀들자 친서방 라즈코 카사지치 총리를 15일 전격 해임했다. 또 내각개편을 단행, 6명의 각료를 「충성스러운」강경파 인물로 교체했다.
『카사지치 내각이 유엔과 협력, 세르비아계 정부의 이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전범 법정에 내몰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호신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걸고 내전을 주도했던 그의 장악력이 예전같지 않아 일이 뜻대로 풀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카사지치가 의회 동의가 있기 전까지는 총리직에서 물러설 수 없다고 버티는 것도 이를 감지한 때문이다. 세르비아계 민주중앙당등 2개 온건정당도 카사지치를 지지, 강·온갈등은 정계 전체로 번지고 있다.
유엔을 비롯해 서방측이 카사지치를 두둔하는 것은 물론이다.
유럽연합(EU)은 카사지치 해임을 「무효」라고 규정한 데 이어 클라우스 킨켈 독일외무장관과 하비에르 솔라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16일 세르비아계의 「맏형」격인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신유고연방대통령을 만나 「카라지치를 전범재판에 인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따라서 카라지치는 이번 총리 해임조치로 오히려 명을 재촉한 꼴이 돼가고 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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