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훈장사건 취재압박에 “명예로운 종말 선택” 추정제레미 마이크 부어다 미해군참모총장(56·대장)의 죽음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미국 역사상 해군사관학교를 나오지 않고도 수병에서 해군참모총장에까지 오른 유일한 군인이었다. 『함재기 바퀴자국을 닦다가 참모총장이 된 수병』 『수병중의 수병』이란 명성을 얻었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평생 두번「거짓말」을 했다. 한번은 가정형편상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해군에 입대하기 위해 한살을 보태 17세라고 한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의 월남전 참전 홍보의 일환으로 실전공로훈장인 승전기장(V메달)을 목에 걸고 사진을 찍은 일이다. 그는 월남전 등에서 2번 훈장을 받았으나 V메달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 사진이 나돌면서 뉴스위크는 그에 대한 취재를 계속해왔다. 그는 죽기 2시간 전에 집무실에서 뉴스위크와 이 문제에 관한 인터뷰 약속을 해놓고 있었다. 켄델 피스 해군소장은 『그가 숨지기 수시간 전 메달에 대해 그들에게 진실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94년 4월 참모총장 취임후 전해군의 윤리교육 강화 등 군기확립에 노력해왔다. 당시 해군 성희롱 사건으로 전임 총장이 물러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주일 미군의 강간사건까지 일어나면서 해군의 도덕성은 다시 실추됐다. 이런 마당에 자신의 「가짜 훈장사건」까지 보도될 것이 확실해지자 수치보다는 죽음을 택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그는 입대 6년만에 소위로 진급하는 최초의 기록을 남기면서 해군인사참모부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서유럽사령관을 지냈다. 이때 구유고 내전세력들에 대한 주요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공적을 인정받아 참모총장에 올랐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6일『엄청난 정열과 헌신과 유머로 자신이 맡아온 모든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그를 애도했다. 뉴스위크도 『이 비극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훈장문제에 관한) 어떠한 결론도 내린 바 없다』고 밝혔다. 그의 두 아들과 며느리도 모두 해군장교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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