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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이 총리/홍희곤 정치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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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이 총리/홍희곤 정치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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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를 공식방문중인 이수성총리는 15일 빠듯한 일정을 쪼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았다. 폴란드 남단, 슬로바키아 접경지역에 있는 아우슈비츠(폴란드명 오쉬비엥침) 수용소는 2차대전중 나치에 의해 유태인과 폴란드인등 1백여만명이 학살당한 곳이다.이총리는 수용소박물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전체 28개 동 가운데 나치의 잔학행위를 전시한 4개 동과 교수대, 화장터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총리는 수용자들의 인골로 만든 재떨이와 종이칼, 인체기름으로 만든 비누, 머리카락으로 짠 카펫등의 유품을 둘러본 뒤, 포로들을 굴비두름 엮듯이 세워놓고 총살시켰다는 「죽음의 벽」에서 묵념과 함께 헌화했다. 이총리는 1시간 40여분 동안의 수용소 방문 내내 역사의 아픔을 어루만지듯 전시품 하나하나를 애틋한 눈길로 더듬었다.

이총리는 의전과 교통편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바르샤바에서 비행기로 1시간, 자동차로 다시 1시간을 가야하는 이곳 방문을 굳이 고집했다.

동유럽 국가중 외세의 침탈과 수난의 상처가 유독 많았던 폴란드는 흔히 우리나라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89년 수교이래 국무총리급 이상 고위인사로는 처음 폴란드를 방문한 이총리는 외교적 수사를 넘어서는 각별한 메시지를 폴란드측에 주고 싶었던것 같다.

이총리는 14일 총리회담을 마친뒤 기자회견에서도 양국의 「동질 체험」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 수난을 함께 겪은 두 나라는…』이라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깊은 슬픔의 역사를 공유한 양국이 도덕성과 윤리성에 기초한 친교를 맺게 될 경우 정치·경제적 협력의 기틀이 더욱 공고해질수 있게 될것이라는 요지였다. 이총리가 중·동유럽 4개국 순방에서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도덕외교」 「문화외교」의 요체이다.<바르샤바(폴란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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