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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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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입력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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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대생들은 대학을 마친 뒤 사회에 나가 일을 하려고 한다. 개인의 성취감도 느끼고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생각 때문이다. 이 경향은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언론사에는 사회 모든 분야와 관계를 맺는 일자리가 있다. 기자라는 직업이다. 넓은 세상과 정면에서 부딪치며 일을 하려는 여대생들은 기자 직업을 갖기 바란다. 그래서 자기자신과 싸우며 치열하게 경쟁한다.

70년대초, 기자라는 직업을 바라보며 이른 새벽 도서관에 나가 딱딱한 나무의자 위에서 정신을 집중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도 적지않은 여대생들이 자신과의 싸움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기자가 된 지 21년이 지났다. 어제 한 표석으로 제13회 최은희여기자상을 받았다. 그동안 기자라는 직업으로 살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언제나 긴장해서 맡은 분야의 흐름을 파악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서 취재를 해야 했다. 여러 부서가 있는 회사 안에서 겪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신문사 내부가 부드러워야 바깥일이 잘 돌아가는 법이었다.

모든 일은 사람 관계에서 시작된다. 사람들과 사귀고 또 서로 잘 도와야 일도 잘하게 된다. 기사 내용의 충실 여부는 대인관계와 직결된다. 대인 관계의 잘 잘못은 평상시의 마음씀에서 결정된다. 좁은 시야 때문에 어려움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제 오래 일을 해온 기자의 한사람이 되었다.

한국여기자 클럽이 95년 조사한 것에 따르면 전국 66개 언론사 약 8,000명의 기자 가운데 여기자는 686명으로 8.6%에 불과하다. 그리고 중앙일간지 10개사의 여기자수는 204명이다. 최근 대학에서 쏟아지는 고학력 여성의 비율을 보면 아직 언론사는 여성이 제몫을 하는 일터가 아니다.

사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언론사에서 여성의 비중이 작은 것은 남성우위의 옛 관행과 함께 상대적으로 직업인의 「쟁이 정신」이 부족한 까닭도 있을 것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바라보며 젊고 싱그러운 여대생들이 밀려온다. 이들은 오래된 여기자들이 마련한 징검다리를 밟고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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