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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많은 성인질환 당뇨 바로알고 극복하자

입력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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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우리나라 성인에게 가장 많은 만성질환의 하나이다. 그동안 예방과 치료분야에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지만 완전한 정복은 요원한 실정이다. 이때문에 첨단 치료법부터 근거없는 속설에 이르기까지 검증되지 않은 많은 정보들이 난무해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당뇨병은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환자들의 꾸준한 노력과 정확한 치료법이 요구된다. 이에따라 이번 특집에서는 최신 당뇨치료법의 허실과 함께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할 수칙, 만성합병증의 종류및 주의사항 등을 점검해 본다.<김창엽 서울대의대교수·객원편집위원> ◎당뇨환자의 수칙/적절한 칼로리 식이요법은 “기본”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 이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져 생기는 질환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에너지가 되는 포도당을 세포에 전달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인슐린 부족은 포도당이 에너지로 활용되지 않고 몸밖으로 배설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의 당뇨병 환자는 전체 인구의 3%로 추정된다. 식생활의 풍요, 조기발견의 증가 등은 당뇨병 환자를 계속 양산하고 있다.

당뇨병은 완치되는 병이 아닌데다 오랜기간 방치하면 전신이 부스러지 듯 온몸 여기저기에 합병증이 생기는 무서운 병이다. 당뇨병환자는 항상 자신의 몸을 인슐린 부족과 고혈당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절히 인슐린을 보충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면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최소한 다음 네가지 수칙을 준수하는게 바람직하다.

첫째, 자신의 병을 이겨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이란 완치될 수 있는 병이 아니고 함께 살아야 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자신을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당뇨병을 이기기 위해선 당뇨병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극복할 수단을 알아야 한다. 물론 자신이 처한 상황도 냉정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당뇨병을 아는 것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해도 잘 되지 않으면 그 지식은 잘못된 것이다. 실천을 통해 당뇨병이 극복되고 있는지 수시로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세번째로는 혈당을 규칙적으로 측정하여 당뇨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선 당뇨관리법을 제대로 실천해 줄 좋은 코치나 선생님이 필요하다. 당뇨병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의사가 가장 좋지만 전문영양사나 간호사, 그리고 많은 다른 당뇨인들이 모두 좋은 코치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또 형제 자매 배우자 친구들도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 알고 보면 당뇨병 관리란 겸허한 배움과 실천의 마음이다.

현재 국내 병원에서 시행하는 당뇨병의 치료는 크게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로 나뉜다.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식이요법은 가장 기본이 된다. 당뇨병 환자는 자신의 체중과 키에 맞는 적절한 칼로리를 계산해 1일 섭취량을 지켜나가야 한다. 운동을 중단하면 혈당이 올라가므로 빠르게 걷기, 산책 등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요법은 특히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경증의 당뇨병은 식이 및 운동요법만으로도 혈당유지가 가능하며, 이같은 치료법이 통하지 않으면 먹는 혈당강하제나 주사용 인슐린을 쓰게 된다.<이홍규 서울대의대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분과장>

◎최신 약물요법/혈당강하제 복용 가장 많아/「티아졸리딘디온」 등 최근개발 신약/부작용 아직 검증안돼 맹신 말아야

최근 당뇨병을 치료하는 신약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얼마전 전해진 최신 당뇨병 치료제중 하나는 「티아졸리딘디온」이란 화학물질이다. 이 약물은 그동안 사용된 경구 혈당강하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겐 희소식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신약이 개발됐을 때 반드시 살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당뇨병환자들에게 당장 투여할 수 있는 약인가 하는 점이다. 티아졸리딘디온 계통의 약물은 이제 겨우 동물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뿐이다. 이 약물이 과연 사람에게서 분비된 인슐린에도 같은 작용을 할 지, 효과가 있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을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 하나 살펴야 할 점은 당뇨병은 경구 혈당강하제로만 치료되는 질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뇨병치료는 식사 운동 경구혈당강하제 인슐린주사 당뇨병교육 등 총체적인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중 어느 방법이 효과적인가는 개개인의 당뇨병 상태, 비만 정도, 합병증 유무 등에 의해 정해진다.

반면 경구혈당강하제는 발병 초기이거나 몸이 뚱뚱하고 식사·운동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사람,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부작용이 있는 사람 등이 복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아무리 최신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식사 운동 교육 등의 생활요법을 우선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힘들다.

이처럼 당뇨병 신약에 관한 정보는 실용화단계에 와 있는지, 다른 당뇨병 치료법과의 상호관계가 어떤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학적 의의는 크다. 멀지 않아 실제로 복용가능한 약물이 시판될 것이고 기존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작용을 겪던 당뇨병 환자들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약에 대해 여과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곤란하다. 장기간 끈기와 노력으로 치료에 힘써온 당뇨병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자칫 지나친 기대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실망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도 신약에만 무조건 매달려서는 안된다. 당뇨병은 한두가지 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게 아니라 다양한 치료법의 조화에 의해 다스려지기 때문이다. 전문적 의학연구분야의 흥미가 투병중인 당뇨병 환자들의 진지함을 혼란시키는 것은 안쓰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유형준 한림대의대교수·한강성심병원 내과>

◎합병증 종류와 증상/망막증­망막혈관 증식·파열 실명되기도/신부전증­신장 기능상실 혈액투석 등 필요/신경증­감각신경 마비·심장박동에 이상/혈관질환­심근경색증·다리 괴사·뇌졸중등

당뇨병환자가 혈당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이유는 고혈당에 따른 증상을 완화하고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당뇨병환자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는 시기는 당뇨병의 종류및 유병기간, 동반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동맥경화증)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면 이미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으며 조기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평생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기도 한다.

만성합병증을 예방하거나 발생을 지연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진단을 통해 혈당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만성합병증은 크게 망막증 신부전증 신경증 동맥혈관질환 등 네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망막증은 가장 흔한 실명원인중 하나이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역할을 하는 눈의 구조물로 가느다란 혈관이 분포돼 있다. 당뇨병환자는 망막의 혈관이 증식하거나 파열돼 끝내는 실명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신장조직이 섬유화해 기능을 상실하면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신경증은 말초신경증과 자율신경증으로 나뉜다. 말초신경증은 전신(특히 손·발)의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겨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감각을 상실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발의 감각이 없어지면 심한 상처를 입어도 느끼지 못해 치료시기가 늦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절단해야 할 정도로 썩는 경우가 많다. 자율신경증은 심장박동 혈압조절 소화기능조절 발기조절 등에 관여하는 신경의 이상으로 갑작스런 심장박동의 이상, 심장기능의 상실, 불안정한 혈압으로 인한 현기증이나 소화장애, 발기부전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동맥혈관질환에는 심근경색증 뇌졸중 하지동맥폐쇄 등이 있다.

당뇨병성 만성합병증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흔하다. 최근에는 만성합병증이 나타나기 전에 알 수 있는 검사방법들이 많이 개발돼 있다. 따라서 당뇨병환자는 반드시 1년에 1∼2회 검진받아 만성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함으로써 진행을 억제해야 한다.<최영길 경희대의대교수·경희의료원장>

◎췌장이식술 국내시술 12건/인슐린요법의 한계 보완/제1형 당뇨환자가 주대상

당뇨병의 발생빈도는 인구의 2∼4%이며 이중 췌장을 이식해야 하는 제1형(소아형) 당뇨병은 전체 당뇨병의 10%로 추정된다. 제1형 당뇨병은 말초혈관 이상으로 초기부터 신부전증 망막병증 신경병증 등의 합병증이 수반된다. 합병증 가운데 신부전에 의한 요독증, 관상동맥질환 등은 주요 사망원인이 되기도 한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인슐린 요법이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모든 환자의 합병증을 막지는 못한다. 췌장이식술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66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처음 시도됐다. 국내에서는 92년 필자가 처음 시도한 이후 이제까지 12명의 당뇨병 환자에게 췌장이식을 시행했다.

췌장이식은 췌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식할 수 있다. 따라서 신장이식처럼 뇌사자뿐 아니라 생존자로부터도 공여받을 수 있다. 공여자는 시술대상자와 혈액형및 조직반응이 일치하고 간염항원이 없으며 수술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야 한다. 뇌사자는 당뇨병이 없고 췌장에 직접 손상을 받지 않은 경우라면 모두 가능하다. 췌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주로 인슐린 의존형인 제1형 당뇨병 환자이며 인슐린 분비장애로 인한 만성췌장염 환자도 이식이 가능하다. 최근 환자관리와 면역억제제가 개선돼 신부전증을 수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췌장과 신장을 동시 이식하는 경우 1년이상 장기 생존율이 다른 장기이식과 유사할 정도로 치료성과가 좋아졌다.<한덕종 울산대의대교수·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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