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혼연일체된 150분… 윤주상 연기 압권극단 성좌가 다섯번째로 무대에 올린 「세일즈맨의 죽음」(권오일 연출)에는 이 작품을 고정레퍼토리로 삼을만한 극단의 연륜이 보였다. 노년기에 접어든 세일즈맨 윌리 로먼의 삶은 평범함과 비극성을 갖추고 있어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20세기 미국의 대표적 극작가 아서 밀러의 이 작품은 아버지의 삶에 초점을 맞춰 국내에서도 숱하게 공연됐었다.
이번 공연에선 윌리 로먼 역의 윤주상, 그를 걱정하는 아내 연운경,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두 아들 역의 장영주 박경근, 이웃친구역의 이필훈등이 고른 호흡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역시 윤주상이었다. 그는 치밀한 계산을 통해 수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는 지친 아버지를 연기해냈다. 수차례 교차하는 현실과 의식세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했고 방대한 분량의 희곡을 적절한 긴장과 이완으로 소화해 냈다. 관객들은 두시간 반동안 극에서 눈을 돌리지 못했고 로먼이 자살하는 결말부분에서 흐느낌을 참지 못했다.
그만의 특유한 개성이 살아나는 연기는 감상에 빠질 수 있는 대목에서 관객들에게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변신이었다. 91년에도 같은 역으로 출연했던 윤주상은 『5년의 세월이 인생을 보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며 『일부러 눈물빼지 않게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7월7일까지.(월∼수 하오 7시30분 금·토 하오 4시30분 7시30분 일 하오 4시30분) 성좌소극장. 745―3966<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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