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개국 1억 1,000만개 매설 매달 2,000명 사상/제거 1,100년 소요… 제한협정 시행 아직 “먼길”전세계가 지뢰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적십자사가 올초 발표한 지뢰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를 비롯해 전세계 64개국에 매설된 대인지뢰는 모두 1억1,000만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 지뢰로 매달 2,000여명꼴로 부상 또는 사망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민간인들이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이들 지뢰중 10만개가 해체된 반면 200만개가 새로 매설되는 등 지뢰가 기하급수적으로 묻히고 있으며 인명피해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각국별로 대인지뢰가 매설된 현황을 보면 ▲아프가니스탄 1,000만개 ▲앙골라 1,500만개 ▲캄보디아 1,000만개 ▲이집트 2,300만개 ▲이란 1,600만개 ▲이라크 1,000만개 등이며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에도 엄청난 숫자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뢰가 많이 매설된 까닭은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지뢰를 양산했을 뿐 아니라 분쟁지역에서 군병력을 저지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인이 대부분 피해를 당할 뿐아니라 분쟁이 해결된 지역에서 쓸모없게된 지뢰를 제거하는 방법이나 비용이 없어 더욱 피해가 확산된다는 점이다.
지뢰는 매설은 용이하지만 제거하는데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위험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 현재 매설된 1억1,000만개의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1,100년의 시간과 330억달러가 들 것이라는 것이 지뢰전문가들의 계산이다. 지뢰는 또 피해를 당할 경우 목숨을 잃거나 발목등이 잘려 불구가 되는 등 「비인간적」인 무기라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세계적인 비난 여론에 따라 세계 53개국은 이달초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대인지뢰 사용제한 협정을 맺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협정의 주요 내용을 보면 지뢰탐지를 쉽게하고 매설후 120일이 지나면 스스로 파괴되는 장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450개 비정부기구로 구성된 「핸디캡 인터내셔널」과 베트남전 참전용사회등 인권단체등은 이 협정이 인간의 생명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 협정에 따르면 시행까지 9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 현 추세라면 협정발효전까지 30여만명이 더 희생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이 협정에서 한반도와 이라크를 예외지역으로 할 것으로 보여 한국도 언젠가는 지뢰때문에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걸프전의 영웅 노먼 슈워츠코프장군까지 반대를 하고 있는 지뢰는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곳에선가 폭발하고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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