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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만 다니는 원서 NO! 우린 만화로 교양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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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만 다니는 원서 NO! 우린 만화로 교양 쌓는다”

입력
199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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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세대 맞춰 무거운 사상 재치요약 만화 붐/전문 출판사까지 생겨 일부대학 전공서 채택도만화는 더 이상 심심풀이로 보는 재미거리가 아니다. 지적인 욕구는 있어도 딱딱한 논문투의 현학적 내용은 딱 질색인 신세대들을 위해 만화교양서적이 어엿한 출판장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형서점마다 이들 만화교양서코너가 설치, 운영되고 있고 전문출판사까지 생겨나는가 하면 일부대학에서는 전공서적까지 만화로 쉽게 풀어 설명한 것을 채택하기도 한다.

지난 88년 서울대 송병락 교수와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의 「만화로 보는 자본주의」가 처음 출판된 이래로 만화교양서의 내용이 점차 전문화하면서 최근에는 난해한 이론서까지 만화로 「번역」돼 나오고 있다.

도서출판 까치는 아예 만화교양서 전문 출판사 청미래를 자회사로 설립해 「만화로 보는…」시리즈를 시작, 최근 첫권으로 「만화로 보는 프로이트」(리처드 오스본 지음, 모리스 매캔 그림)를 내놓았다.

이 책은 성·종교·예술·문화등 20세기 사고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프로이트의 이론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치있고 체계적으로 요약한 것. 신세대 고급독자를 겨냥, 고전적인 만화양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프로이트의 생애와 저작뿐 아니라 프로이트의 비판자들인 융, 비트겐슈타인등의 이론과 최근의 페미니즘적 관점까지 소개하는등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푸코, 니체, 플라톤, 철학, 성의 여성사, 정신병학, 클래식음악, 재즈음악 등을 다룰 계획이다.

도서출판 이두가 인류역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인물과 사건, 사조를 책 한권의 아이템으로 선정, 발간하고 있는 「이두아이콘총서」는 정확히 만화교양서라고는 할수 없지만 독자들이 거의 만화를 읽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무거운 이론에 접근할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미라이터즈 앤 리더스사및 영아이콘사의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For Beginners」시리즈를 번역, 소개하는 이 총서는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는가」라는 주제아래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자들의 명쾌한 설명에다 풍부한 삽화, 사진, 그래픽을 사용함으로써 전문가가 아닌 대부분의 독자가 이름정도만 알고 있는 이들의 사상이나 이론체계를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서출판 이두는 이미 다윈, 아인슈타인, 페미니즘, 모택동(마오쩌둥), 융, 마르크스, 비트겐슈타인, 카프카, 케인스, 라캉, 예수, 정신의학, 레닌 등을 출판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퇴설당이 얼마전 발간한 「세계를 움직인 12인의 사상가들」(아시나 츠기오 외지음)도 예수, 부처, 공자와 소크라테스, 칸트, 마르크스등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12인의 사상과 생애를 만화로 소개한 것이며 도서출판 국제도 「미셸 푸코」(리디아 엘릭스 필링햄 지음, 모슈 슈서 그림)를 통해 프랑스의 구조주의철학자 미셸 푸코의 유별난 삶과 난해한 철학세계를 만화로 풀어 소개하고 있다.

서울 교보문고 오영철 대리(40)는 『시청각세대인 신세대의 수요가 날로 커짐에 따라 지난해 6월 매장내 「비소설부문」에 아예 「교양만화코너를 개설, 현재 50여종의 만화교양서적을 진열해 운영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주고객은 중·고·대학생으로 하루 10∼15권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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