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주사후 연7∼9㎝ 쑥쑥▷투병수기◁
어버이날 아침 어머니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자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리셨다. 올해 어버이날은 특별한 날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몇년동안 실시했던 왜소증 치료를 끝내고 처음 맞는 어버이날이기 때문이다. 7년전 초등학교에 입학할 당시 나의 키는 102㎝로 보통 아이들보다 평균 20㎝나 작았다. 부모님은 작은 키에 대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6학년이 되어서도 120㎝밖에 되지않자 걱정하기 시작하셨고 나도 키가 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미워지기도 했다. 친구들이 땅꼬마나 쥐방울이라고 놀릴 때는 학교 가기가 싫을 정도였다.
중학교 1학년이었을 때 아버지가 왜소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세브란스병원으로 나를 데려 갔다. 여러가지 검사를 한 뒤 의사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기 전에는 1년에 평균 1∼2㎝가 자라는 정도였으나 주사를 맞은 해 1년만에 무려 8.9㎝나 자라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로부터 4년반뒤 키는 40㎝나 성장, 160㎝까지 자라나는 행운이 일어났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작은 키로 살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운명이 180도 바뀐 것이다.<김은하 마포구 서교동>김은하>
▷주치의 소견◁
김양은 주사맞은 첫해에 8.9㎝가 자랐으며 다음해에 7.0㎝, 3년째 7.6㎝, 4년째 6.5㎝ 자랐다. 지난해 1월 156.7㎝가 되었을 때 성장호르몬 주사를 끝냈다. 김양은 이후에도 키가 계속 자라 현재 160㎝나 됐다. 얼마전 꽃을 한아름 안고 진찰실로 들어서는 은하를 보면서 의사로서의 기쁨을 크게 느꼈다.
키가 작은 원인으로는 성장호르몬 같은 호르몬결핍증 이외에 전신질환 골격질환 염색체질환 영양장애 등이 있다. 가족성 왜소증은 부모나 친척이 작아 유전적으로 키가 작은 경우로 왜소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체질적으로 늦게 자라는 경우도 있다.
성장호르몬은 요술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에 키가 작은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치료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적응증과 부작용 유무에 대해 검사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키가 작은데도 늦게 커지겠지 생각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일단 성장판이 닫혀지면 키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령에 비해 키가 아주 작을 경우 6개월내지 1년에 얼마나 자라는가를 기록, 사춘기이전에 1년에 4㎝이하밖에 자라지 못할 경우 성장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김덕희 연세대의대교수·세브란스병원 소아과>김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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