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구도 변화 응수타진용” 분석/“선호세력 연대땐 가능” 판단한듯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최근들어 자주 내각제라는 용어를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총재는 13일 이대부고에서 가진 일일교사 특강도중 『조선조 초기 정도전같은 사람은 왕의 전제정치를 견제하기위해 오늘날의 내각책임제와 비슷한 정치철학을 집대성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지난 4일 김종필 총재와의 회담합의문에서 4·11총선결과를 설명하면서 『내각제였더라면 정권이 바뀌었을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대해 김총재측은 『비정치적인 자리에서의 학술적인 언급(일일교사발언)이거나 여소야대 총선결과를 강조하기위한 표현(5·4회담합의문)에 지나지않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총선전에 내각제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던 김총재가 최근에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내각제 용어를 사용하고있다는 점이다. 김총재의 핵심 측근들이 요즈음 『김총재가 그동안 내각제의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에 대한 강조점이 달랐을 뿐 내각제 자체를 완전히 부정한 적은 없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않은 대목이다. 종전과는 달리 무엇인가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일각에서는 그러한 변화의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우선 김총재가 4·11총선 부진으로 독자적으로는 정권획득이 어렵다고 보고 내각제를 고리로 정치구도의 변화를 도모하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있다.
물론 김총재측은 김영삼 대통령이 반대하면 내년 대선전에 내각제개헌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있다. 그러나 야권의 양김씨가 연대해 밀어붙이면 퇴임이후를 생각하지않을 수없는 김대통령이 내각제에 동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는 것이 김총재측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여권내 민정계 등 내각제선호세력을 포용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같다. 여권의 대선후보결정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할 경우 이 세력이 이탈,야권의 양김씨와 제휴할 수있다는 판단을 하고있는 듯하다. 만약 여권내 내각제선호세력과 야권의 두김씨가 합심해 내각제를 추진하면 가능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총재는 내각제지지론자인 김종필자민련총재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고있는 것으로 볼 수있다. 두 사람이 대선전에 내각제개헌추진이 불가능하더라도 일단 집권후 내각제를 추진하는 공약을 내거는 등 내각제를 고리로 연대할 수있는 방안은 많다.
최근 국민회의내에서 부상하고있는 지역연합론도 따지고보면 내각제적인 발상을 기초로 하고있다. 그 핵심은 지역적 기반을 갖고있는 정파들이 연대, 연립정부형태로 권력을 분점하자는 내용이다.
따라서 김총재가 최근 내각제용어를 자주 사용하고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여론탐색용이거나 분위기 조성차원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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