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성룡 분장 요청 실력 인정/“미 영화계서 이름 남길것” 각오미국사회에 한인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한인들이 종사하는 직업이 다양해지고 특수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 영화 특수분장사로 3년째 일하고 있는 최정혜씨(35·미국명 제인 최)도 독특한 직업을 가진 한인가운데 하나다.
최씨가 이일을 시작했을 땐 영화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력서를 냈지만 오직 한군데서만 연락이 왔다. 그가 처음 맡은 일은 93년 「몽고메리」라는 영화에서 목잘린 장면을 분장하는 것이었다. 『좀 찜찜했지만 다음 기회를 염두에 두고 하기로 했습니다. 이젠 잘생긴 얼굴은 물론 멍든 자국, 상처, 화상, 의족등 어떤 모습이든 자신있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CBS TV, 홍콩의 인기스타 성룡에게서도 분장을 해달라는 부탁이 올 정도로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영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뉴욕 로케에서는 주인공 정보석씨를 분장하기도 했다. 최씨가 지금까지 분장을 맡은 영화는 모두 30여편에 이르고, 보조원도 7∼8명 확보하고 있다.
83년 이대 생물학과 졸업후 도미한 최씨는 우연히 분장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고 영화 「대부」에서 분장을 지휘한 부룸버거씨의 스튜디오 문을 두드렸다. 1년간 부룸버거씨의 지도를 받고 나서 뉴욕의 패션전문대학인 FIT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최씨는 『미국으로 영화를 공부하러 오는 한국학생은 많지만 미국영화계에서 직접 뛰는 한인은 의외로 드물다』면서 『기왕에 특수분장사로 출발했으니 미국 영화계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뉴욕=김인영 특파원>뉴욕=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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