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5개년계획 발표후 3번째 손질 보완/언론·에너지분야 등 당초 없던 내용 추가도/실생활 밀접 산업많아 파급 영향 매우 클듯정부가 13일 발표한 「외국인투자 개방 확대」의 특징은 당초 개방계획을 앞당긴 것과 그 대상을 크게 확대한 점이다. 정부의 조기개방·추가확대 방침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여건에 맞추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방이유:규제완화와 함께 진입·퇴출 제한이 기본적으로 없어지는 국내에서는 선진 기술과 경영기법등의 도입 및 국내기업의 국제화등을 위해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할 필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밖에서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을 앞두고 있어 어차피 풀 것을 앞당김으로써 선진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개방대상확대조치는 93년6월 외국인투자개방 5개년계획을 마련한 이후 3번째다. 94년6월과 95년11월 두차례에 걸쳐 5개년계획을 수정·보완해 개방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현행 개방계획으로는 다른 OECD 회원국 수준에 비해 다소 미흡해 이번에 다시 손질하게 됐다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이번 조치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언론 금융 에너지분야등에 대한 개방약속이다. 이 부분은 당초 정부계획에서 빠져 있었으나 OECD측의 강력한 요구로 추가됐다. 외국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어느 쪽인지 드러난 셈이어서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얼마나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자본의 진출이 많이 예상되는 분야는 ▲언론 ▲원유처리정제업 주유소운영업등 에너지 관련업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경비·경호업 ▲각종 학원 ▲예술품 및 골동품 소매업 등이다.
정부는 신문 및 정기간행물(잡지등)발행업은 98년부터, 뉴스제공업(통신)은 2000년부터 부분개방하고 원유정제처리업 주유소운영업등은 99년부터 전면개방키로 한 것이다. 소주제조업 주정제조업 곡물도정업등도 개방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개방되더라도 외국인진출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개방이 되어도 외국인이 떼를 지어 몰려오지 않을 분야로는 ▲특정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상호금융업 ▲생명보험업 ▲고용알선업 인력공급업 ▲곡물도·소매업 ▲시내버스운송업등이다. 현재 어느 정도 개방되어 있는데도 별로 재미를 못보고 있거나 이미 경쟁이 치열한 경우 또는 국내 여건상등으로 업무가 제한되는 분야다.
◇개방 영향: 이번 추가개방으로 내년부터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영어등 외국어학원은 물론이고 운전 간호조무사 입시 미술 음악등 각종 학원이 개방되어 국내에서도 외국학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예술품 및 골동품소매업도 문이 열려 소더비등 유명 예술품경매상이 직접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다. 재일 재미교포를 포함한 외국인도 국내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변호사업무를 볼 수 있다.
◇향후 일정: 정부는 이번 추가개방을 결정하면서 개방해도 좋을 업종과 유보해야 할 업종으로 크게 나누었다. 유보업종은 ▲공공성이 강하거나 OECD 회원국이 대부분 유보하고 있는 업종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해 개방이 곤란한 업종등을 꼽았다. 신문 잡지 통신을 개방하면서도 방송을 제외한 것이나 쌀·담배 재배업과 의료보험업 등이 개방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번 개방으로 국내산업이 받는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부분이 많아 일단 문이 열리면 그 영향은 예상외로 클 가능성이 있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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