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국서 강제 출항 당한 5,000명 2주째 표류/설사·탈수 불구 기본 의료품 지원 전무 상태아프리카 서부 라이베리아 내전이 한달이상 계속되면서「보트피플」이 적도의 대서양을 떠돌고 있다.
내전을 피해 탈출한 3,000∼4,000명의 라이베리아 난민들을 태운 화물선 벌크 챌린지호는 12일 이웃 나라인 가나의 타코라디항에서 연료 공급만 받고 몇시간만에 강제출항당했다. 이들 난민은 4일 처참한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는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가나행 선박에 기습 승선, 탈수와 설사등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기본적 의료지원도 받지 못한 채 바다로 내몰린 것이다. 이 배는 9일 인근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 항구에 긴급 피란했으나 여기서도 강제 출항당한 바 있다.
또 1,000명의 보트피플을 태운 빅토리 리퍼호도 라이베리아 인근 해역에서 피란처를 찾고 있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90년부터 95년까지 벌어졌던 라이베리아 내전기간에 수십만명의 라이베리아 난민유입으로 골머리를 앓은데다 이번 재발한 내전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트피플을 거부한 것이다.
라이베리아 내전은 지난달 7일 집권 국가평의회의 명령으로 경찰이 앞서 장관직에서 축출된 군벌 지도자 루스벨트 존슨을 살인혐의로 체포하려 하자 존슨측이 평의회의 일원이자 경쟁 군벌지도자인 찰스 테일러측과 무력충돌함으로써 재발했다.
90년 독재자였던 새뮤얼 도 대통령의 피살이후 일어난 라이베리아 내전은 95년 8월 평화협정 체결로 진정국면을 맞을 때까지 6년간 계속되면서 최소 15만명의 희생자를 냈고 290만명의 국민중 절반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평화협정에 따라 내전 7개 파벌은 국가평의회를 구성, 올해 8월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군벌의 무장해제가 이뤄지지 않고 오랜 내전에 따른 군벌간 반목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급기야 지난달 7일 내전이 재발한 것이다.
내전 재발 한달만에 수도 몬로비아에서만 이미 1,000명 이상이 희생됐고 육로와 해로를 이용, 피란길에 오른 사람만도 수만명에 달하고 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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