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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귀향 솔제니친 새책 미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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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귀향 솔제니친 새책 미서 출간

입력
199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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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붕괴·현 러시아 침체 원인 분석/“슬라브 민족성 회복” 대안으로 제시/「20세기말 러시아의 과제」구소련 붕괴의 내막과 러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살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78)의 새 저서 「20세기말 러시아의 과제」(원제 The Russian Question at the End of the 20th Century·파라, 스트라우스 & 지루간)가 미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구소련의 반체제운동에 앞장섰던 노작가의 예지가 담겨 있는 이 책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양학을 전공한 솔제니친의 장남 에르몰라이가 번역하고 주석을 달았다. 솔제니친은 94년 5월 20년에 걸친 미국망명생활을 끝내고 조국 러시아로 돌아왔다.

솔제니친이 이 책에서 역점을 둔 주제는 21세기를 앞둔 러시아의 미래이다. 그는 언어, 민족성, 정부형태, 지정학적 위치등을 토대로 러시아의 장래를 예견하면서 러시아의 밝은 미래는 슬라브민족의 단결과 볼셰비키혁명 이후 공산독재 아래서 파괴된 고유의 민족성 회복에 있다고 주장한다.

솔제니친은 제정 러시아 뿐만 아니라 구소련 체제도 흑해, 북해, 태평양에 연해있는 자연적 경계를 넘어 제국적 팽창주의를 지향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한다. 이런 잘못들은 러시아를 제 1차 세계대전에 휘말려들게 했고 잇따라 1917년의 볼셰비키혁명과 공산주의 독재시대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대수명(평균예상수명)과 출생률 하락등을 예로 들면서 러시아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 러시아인들은 당장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솔제니친은 우선 러시아의 부흥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슬라브민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등 3개 공화국의 통합을 주장한다. 이와 함께 러시아인들은 개방성, 정직성, 인내력, 순종, 연민, 아량 등 공산체제 아래서 파괴된 전통적인 민족성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이러한 기질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국제철학아카데미에서의 연설」에서 제시하고 있다. 93년 9월 리히텐슈타인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공리주의와 진보적 사고의 부활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또 러시아의 부흥을 위해서는 정치에 있어서의 도덕성회복과 단체, 전문직종사자, 정당을 포함하는 전국가적인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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