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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 클수 있게(사설)

입력
199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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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국회의원선거 결과의 가장 대표적 특징은 여야를 막론하고 신인들이 대거 당선된 것이다. 전체 당선자 2백99명중 새얼굴이 46%인 1백37명이나 차지한 것은 국민이 정치꾼들이 펼치는 구태정치에 심한 염증을 느끼고 세대교체를 통해 새정치를 해야 된다는 요구를 의미한다. 기성정치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다.지금까지 역대 총선때마다 신인들이 적게는 20∼30%, 많게는 50∼55%를 차지했지만 국민의 열화같은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기성정치의 벽을 뚫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그것은 참신성과 능력보다 세력배경과 관록, 다선수(다선수)등이 우선 고려되는 기성정치풍토, 그리고 특히 유신과 5공기간에 집권세력의 의도적인 국회기능의 약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신인들 역시 정치판에 오래 따라다닌 인사들이 대부분이어서 당내 계파의 일원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1백37명의 새얼굴의 경우 과거와는 모든 면에서 크게 다르다. 우선 전문직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치인(23%) 관료(17%) 법조인(15%) 교육자(10%) 기업인(8%) 언론인(7%) 사회단체, 의·약사, 문화인등 다양하다. 또 상당수가 정당보다 능력에 의한 인물본위로 지역주의를 넘어 당선됐다는 자부심에서 개성과 자의식(자의식)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당선 후 각종 설문조사와 국회의 의정활동설명회등을 통해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국리민복의 증진, 특히 민생정치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욕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의욕에도 불구하고 정치현실은 너무나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른바 권력다툼과 기득권옹호에 급급하는 것도 그렇지만 3금씨간의 대결체제는 신인들의 의욕과 구상을 철저히 가로막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이 땅의 정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민주정당이라기보다 오직 상대방 제압을 통한 승리에만 관심을 쏟는 3금에 의한 1인체제의 정당이다. 당헌 당규도 기본정책도 민주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3금에 대한 어떠한 비판과 도전도 용납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신인들에 의한 새바람이 불어 낡은 정치의 틀을 바꾸고 질을 높이며 세대교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당이 1인체제를 탈피, 완전 개방과 당내민주화로 운영체제를 스스로 혁신해야만 한다. 국회와 당요직에 관록과 의원선수가 아닌 능력위주로 기용하고 신인들의 전문성과 참신한 국정관계 아이디어들을 과감하게 수용할 때 미래정치, 생산적인 정치, 그리고 큰 정치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정치신인과 각당의 태도변화를 지켜 볼 것이다. 이들이 좌절속에 3금체제와 파쟁의 부속품화할 것인지, 정치개혁의 횃불과 일꾼역을 할 것인지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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