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몫/의전·통역·안내 분야서/간병·선거운동원까지/수요 폭주 주가 급상승「도우미가 없으면 일이 안된다」
엑스포때 처음 선보였던 도우미들이 업계의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제품발표회 분양설명회 전시회등 판촉이나 홍보차원의 문화행사에 이제는 없으면 안될 존재가 됐다. 웬만한 행사장에서는 늘씬한 몸매와 수려한 미모에 상냥한 미소를 띤 도우미들이 매끄러운 말솜씨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최근들어 각 기업들이 광고의 일환으로 고객과 직접 접촉하기 위한 이벤트를 늘리고 있어 「도움을 주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란 뜻의 도우미는 주가가 급상승, 관련 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신차 티뷰론 발표회. 스포트라이트가 눈부신 티뷰론의 특징과 장점을 끼 넘치는 시승장면과 함께 하나하나 설명하는 도우미들은 2,000여명이나 되는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동원된 도우미는 25명으로 한사람당 10만∼15만원정도가 들었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현대측의 분석이다.
서울 남대문 대우빌딩옆 (주)대우의 주택문화관에는 미녀 도우미 9명이 미래형 첨단 주택을 소개한다. 이들로 인해 대우의 기술력이 높아보임은 물론 친근함마저 느끼게 한다. 각 백화점들도 입구에 도우미들을 두고 객장위치를 알리거나 고객의 불편사항을 접수하는데, 특히 신설점에는 이미지제고 차원에서 한달여간 주요 매장에 이들을 상주시키기도 한다. 삼성문화재단등이 주관한 대종상시상식에 50여명의 남녀도우미들이 동원돼 매끄러운 진행을 도왔듯 콘서트나 이벤트행사, 시상식과 기념식, 사내행사에까지 도우미들은 필수적인 존재가 돼가고 있다.
서비스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중앙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병원등은 94년 대전엑스포 참가 도우미들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했고, 삼성의료원도 도우미에 버금가는 경비업체 에스원소속 직원들에게 환자안내를 맡기고 있다. 환자중심의 친절한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문화체육부가 지난 3월부터 미스전북출신을 포함한 도우미 2명을 활용한 것을 비롯, 일부 대학에서도 학교 홍보를 위해 이들을 도입하려하고 있다. 지난 4·11총선 때는 선거운동원으로 동원되기도 했다.
도우미는 행사안내요원을 지칭하는 컴패니언 또는 내레이터모델로 불리기도 하는데 의전 안내 통역 내레이터 MC 홍보 캠페인 판촉 여직원예절교육 간병 유아 및 노인보호 등 활동영역은 물론 그 역할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KOEX는 지난 2월부터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MBC아카데미 내레이터모델과정을 수료한 120명의 도우미들을 알선하고 있다.
도우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교육기관과 대행사들도 200여개를 넘고 있다. 이벤트플라워의 박동진대표(38)는 『양적 질적 면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나 수명이 짧다는 점 때문인지 직업의식과 프로의식이 아직은 부족한 상태』라면서 『그러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이벤트 산업 급속 성장/시장규모 연 5,000억원/광고 보조수단 넘어 대형화 추세/도우미 산업도 “동반 활황” 전망
도우미는 이벤트속에 빛을 발한다. 이들의 활용이 느는 것은 이벤트산업이 그만큼 번창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대전엑스포를 치르면서 시장이 넓어진 이벤트산업은 업계의 이벤트성 마케팅이 늘고, 올 10월 예정인 에어쇼와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 등 대규모 행사들이 줄을 이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 유치될 경우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국내 이벤트산업 시장규모를 연간 4,000억∼5,0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작년 광고시장 규모가 4조9,473억여원으로 이중 신문 잡지 TV 라디오등 4대 매체광고를 제외한 프로모션부분이 9,000억원 가량. 여기의 절반이 이벤트 몫이라는 것이다. 물론 광고비로 책정되지 않은 것 등을 감안, 1조원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벤트는 시음회 신제품발표회 패션쇼 가요제 콘서트 문화제 공익캠페인 등 상품이나 기업이미지를 어필하는 기업이벤트와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주관하는 공익이벤트로 대별된다. 특히 공익이벤트는 일본에서 소단위 지방자치단체도 이벤트담당 공무원을 둘만큼 발전돼 있어 지자제가 본격화한 우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반인들도 출판기념회나 후원회 등을 이벤트대행사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드는 이벤트가 늘수록 파이(시장)는 커지는 것이다. 제일기획관계자는 『이벤트는 매체광고보다 성장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현재 굵직한 이벤트는 광고대행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제일기획 금강기획 LG애드 오리콤 등 광고대행사들은 이벤트팀이나 SP(Sales Promotion)팀을 두고 이벤트를 기획, 연출하고 있다. 또 이벤트월드 등 이벤트기획사들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고, 무대장치 음향 조명 특수효과 출연진 등은 이벤트대행사나 전문업체들이 담당한다. 일종의 분업체제로 진행되는 셈이다.
최근 이벤트 PD와 플래너를 양성하는 전문기관이 생겨났고, 이벤트에 필요한 전문장비제조업체들도 들썩거린다. 물론 대행사 가운데는 전문 인력과 장비, 조직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이 적지 않아 이벤트산업은 걸음마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벤트를 광고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돈이 되는」 사업으로 보고 흥행사업이나 대형 스포츠이벤트에 나서려는 움직임이어서 이벤트는 물론 도우미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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