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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보루네오」(CF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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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보루네오」(CF이야기)

입력
199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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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제품소개·배경음악 없어 파격/컴퓨터그래픽 남녀대화 「사무환경」 초점CF에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독특한 장치나 소재가 사용된다. CF제작자들은 유명모델을 앞세워 제품의 장점과 기업이미지를 자랑하는가 하면, 각종 동물이나 유행어, 비행기 등 다른 CF에서 쓰이지 않는 소재를 앞다퉈 활용한다.

사무용가구 전문업체인 보루네오가구의「비즈니스 보루네오」CF는 파격적이다. 제품과 모델과 배경음악이 없기 때문이다. 이 CF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깔끔하게 만들어진 남녀 캐릭터 2명이 나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전부이다. 그렇다고 대화나 멘트 속에 제품자랑의 메시지가 녹아있는 것도 아니다.

룩 프로덕션이 제작한 이 CF는 일종의 「도박성」광고처럼 느껴진다. 매우 과감하기 때문이다. 그림 한 편을 영상으로 옮겨놓은 듯한데, 화면구성부터 일반 CF와 사뭇 다르다. 광고업계에서 꺼리는 보라색을 배경색상으로 사용했고, 영상물에서 중요시되고 있는 배경음악과 멘트가 완벽하게 절제돼 있다.

너무 단순한 나머지 허전한 느낌마저 주기도 하지만 이 CF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절제미가 호소력을 갖는다. 이 CF는 「공간은 기쁨의 샘」이라는 영국속담을 연상시킬 정도로 여백을 활용하고 있다.

휑하게 넓은 보라색 배경 속으로 점잖게 양복을 입은 남성과 빨간색 정장차림의 여성이 불쑥 나타난다. 두 사람은 화면의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경쾌하게 움직인다. 그러면서 얘기를 주고받는다.

『어머, 여기 우리 사무실 맞아요. 싹 바뀌었네』『음, 비즈니스 하려면 가구가 이 정도는 돼야지. 자 보라구』『전화선 컴퓨터선 하나도 안 보이지』『사무실도 환경이다, 환경』…. 여성 캐릭터의 『사장님 고맙습니다』라는 마지막 카피는 마케팅의 1차 타깃인 구매결정권자와, 2차목표인 사용자(비즈니스 맨)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핵심적인 표현이다.

이 CF를 만든 조광훈PD는 『제품 자체의 장점을 내세우기보다 기업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뒀고, 무엇보다 사무환경과 일할 맛나는 사무실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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