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도입후 제자리… “채용후 재교육 낭비”요즘 유행하는 PC는 펜티엄(586)급인데 「컴퓨터 운전면허 시험」격이라고 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 자격검정은 286급에 머물고 있어 업계의 원성이 자자하다.
현재 기업체 대부분은 윈도환경의 PC를 사용하고 있으나 1백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워드 자격검정은 도스환경에 머물러 있다. 또 타자시험처럼 문서작성능력을 측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격자를 채용해 봤자 처음부터 재교육을 시켜야 할 판이니 이중낭비라는 지적이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관련 소프트웨어는 3∼6개월만에 「세대교체」되고 있는데 워드 자격검정은 도입 첫해인 92년 이후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게다가 워드 자격검정의 필기시험은 도스 세부명령어, 대형기종의 전문용어 등 실무에 별 필요없는 개념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실기도 그래픽이 가능한 윈도환경과 동떨어져 있어 「시험을 위한 시험」이라는게 업계의 불만이다. 특히 고도의 기능을 요하는 1급시험은 시행기관의 준비 미비로 아직까지 한번도 치러진 적이 없을 정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워드 자격검정에는 92년 첫해에 20여만명, 94년 1백여만명이 응시한데 이어 올해에는 1백50만∼2백만명이 몰릴 전망이다. 수백만명이 공들여 따낸 자격증이 전혀 효용성이 없다면 이는 국가적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업계는 『워드자격증 소지자를 우선 채용토록 한 정부방침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며 『정보화 시대를 맞아 워드자격검정의 수준도 업그레이드(상향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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