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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송환에 생존 “위기감”/홍콩 베트남 난민 폭동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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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송환에 생존 “위기감”/홍콩 베트남 난민 폭동 배경

입력
199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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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후 각국 “정치적 난민아니다” 판단/빈곤한 고국 돌아가면 생활고 등 우려 팽배10일 홍콩의 화이트헤드 베트남난민수용소에서 발생한 폭동사태는 냉전시대의 유산인「보트피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난 진통이라고 할 수있다.

75년 베트남전 종전이후 베트남을 탈출한 난민은 200만명정도. 미국에 100만명을 비롯, 많은 보트피플이 동·서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 정착했으며 베트남개방정책 실시이후 자진 귀국한 난민도 8만명에 이른다. 현재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국가내 수용소에 약3만명정도가 남아있고 이가운데 절반이 넘는 1만8,000명이 홍콩에 수용돼 있다.

초기 보트피플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하게 정치적 망명을 받아들여온 미국를 비롯한 서방세계는 냉전종식과 더불어 이들을 더이상 정치적 난민으로 보지 않고 있다. 유엔은 현재 동남아 각국에 수용된 베트남 난민 대부분이 구소련이 대베트남지원을 줄인 88년이후 경제적 궁핍을 견디지 못해 고국을 떠난 사람들로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유엔은 지난해 3월 이들을 경제적 이유로 인한「불법이민자」로 규정, 본국 송환원칙을 확인했다.

특히 97년 7월 중국에 반환되는 홍콩의 경우 중국이 반환전까지 베트남 난민을 모두 내보내줄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영국과 베트남은 매달 2,500명씩의 난민을 송환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난동도 8,600명의 수용인원가운데 1,000명을 강제송환시키려는데 대한 저항이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이전에도 크고 작은 저항사례가 있었으나 홍콩반환시점이 가까워지면서 그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사정은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유엔이 홍콩을 제외한 국가들의 난민수용소에 대한 지원을 다음달 30일까지 중단하게 됨에 따라 다른 아시아국가들도 강제송환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에 따른 난민들의 저항도 잇따르고 있다.

본국 송환에 대한 난민들의 저항이 이처럼 드센것은 정치적 신념보다는 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귀국한 보트피플에 대해 별 박해를 가하지 않고 있지만「아메리칸 드림」하나만을 믿고 난민생활을 견뎌온 이들은 빈곤한 고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좌절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관리는『아직도 많은 난민들은 미국이 그들의 손을 잡아주거나 최소한 현재의 국가에 정착할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트피플이 가야될 곳은 결국 자신들의 고향인 베트남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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