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도 안보고 140억 “선뜻”/전세사는 사장 20억 신용융자/한일은,특수여신팀 운영 「견실 기업」 능동 지원『중소기업체 사장 얼굴도 한번 안보고 140억원을 선뜻 대출해주기는 처음입니다』
한일은행은 최근 특수 중소기업여신을 전담하는 「별동대」를 구성, 여신결정권을 맡겼다. 이때문에 이관우행장은 「별동대」가 모자동차부품업체에 대한 여신건을 조사·선정하는 과정에서 업체의 사장 얼굴 한번 보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에 무려 140억원을 대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더구나 이 회사는 설립된지 7개월밖에 안된데다 은행거래가 전혀 없는 상태여서 100억원이 넘는 은행대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최기주팀장은 이에 대해 『이 회사를 설립한 모회사가 자동차부품업계에서 20년이 넘게 꾸준히 성장한 견실한 중소기업인데다 자동차산업의 전망이 좋다고 판단, 과감하게 여신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지원팀은 기존 은행의 대출관행을 깨뜨리고 있다. 은행창구에 찾아오는 기업을 기다려 부동산담보와 재무제표만 따지는 「책상위의 심사」를 과감히 배제하고 있다. 직접 팀원들이 회사를 방문, 경영자의 인품과 회사의 기술수준 장래성 업계의 평판등을 수집해 여신을 결정한다. 이때문에 9명의 팀원들이 모두 30년 가까이 업무경험을 쌓은 지점장출신들이다.
휴대용 통신기기업체인 P사는 최근 이같은 대출관행 파괴로 큰 덕을 봤다. 이 회사의 박병엽 사장은 이제 겨우 34세인데다 회사가 설립된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
또 박사장을 포함, 5명의 회사임원이 모두 전세집에 살고 있으며 자본금도 40억원규모의 크지 않은 기업이어서 거액의 은행대출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지원팀은 거래업체로부터 이 회사를 소개받고 회사를 직접 방문, 20억원을 신용으로 대출키로 결정했다.
지원팀이 여신을 결정한 이유는 우선 박사장이 전세집에 살면서도 자신의 총재산을 털어 회사에 16억원을 출자할 정도로 사업에 열의가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매출액 증가가 현저하고 기술력이 뛰어나 대통령표창을 받았으며 전자선진국인 일본에까지 휴대용전화기를 수출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박사장은 『이 은행과 거래가 없는데 문뜩 지점장급이 방문, 여신상담을 요청해와 놀랐다』고 말했다.
일선 지점들은 대출금액이 크거나 담보는 부족한데 장래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해줄 자신이 없으면 지원팀에 심사를 요청한다. 지원팀이 현장실사후 「OK」사인을 내려주면 지점장은 부담없이 여신을 집행할 수 있다. 사후에 여신이 잘못되더라도 지원팀의 심사를 거친 사안은 지점장의 책임을 묻지않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지원팀은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후 15개 업체에 대한 400억원의 대출을 결정했다.
지원팀은 대출후에도 기업을 꼼꼼하게 챙긴다. 대출기업들을 「한일비즈니스클럽」에 가입시켜 매주 한번씩 업종별 경기상황과 각종 회계 세무등에 관한 법령개정등 정보를 팩시밀리로 보내준다. 업체들이 전화로 문의해올 경우 자세한 상담도 해주고 있다.
또한 매월 한번씩 중소기업관련 유력인사들을 초빙, 강연회도 열고 있다. 3월엔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 4월엔 이환균 재정경제원차관을 초빙했고 이달엔 이우영 중소기업청장의 강연을 열 예정이다. 중소기업체들은 이 자리에서 정책에 대한 문의나 건의를 한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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