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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성덕이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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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성덕이 살려주세요”

입력
199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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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사 노출꺼리던 이복누나 눈물의호소/수술후 20∼30만불 필요/양부모 집 팔아도 부족/“미국서 상봉후 혈육의 고귀함 느껴”그동안 얼굴을 가려왔던 성덕군의 이복누나가 동생을 살리기 위해 가족의 아픈 과거를 딛고 모습을 드러냈다. 백혈병에 걸린 미공사생도 김성덕군(22·미국명 브라이언 성덕 바우만)의 이복누나 김은실씨(33)는 11일 서울 여의도 모음식점에서 회견을 갖고 미국에서 본 성덕군과 양부모 가족의 딱한 사정을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동생을 도와주세요. 병을 이기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성덕이 양부모가 치료비가 부족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국내언론에 공개적으로 첫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굴곡 많던 가족사 때문에 그동안 밖으로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며 『그러나 미국에서 성덕이와 함께 지냈던 3주동안 혈육의 고귀함을 느껴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성덕군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골수 이식수술을 위해 미국에 건너갔던 김씨는 그곳에서 처음 만난 동생의 강인함, 양아들을 살리려는 스티브 바우만씨(50)가족의 헌신적인 사랑, 동료를 구하려는 사관생도들의 노력을 보고 한없이 감동했다.

김씨는 시애틀시의 프레드 허치슨병원에서 골수이식을 위한 유전자형 검사를 받은 결과 유전자 8개중 1·5개가 다르다는 결과를 통보 받고 낙담했다.

병원측은 『그러나 이식수술이 완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단지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더욱 적합한 골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결과가 안 좋았지만 그래도 실망하는 기색 없이 나와 양부모를 위로하던 동생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미국 병원측은 현재 국내의 골수기증자원자인 서모씨(21)에 대한 유전자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김씨는 귀국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 공군사관학교 귀빈실에서 바우만씨로부터 『이식수술 이후의 치료비를 위해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성덕군은 학교측이 무료시술하는 이식수술이 성공하면 1∼2년동안 치료기간이 필요한데 그동안 20∼30만달러(1억6천만∼2억4천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바우만씨는 집을 팔아도 10만∼20만달러가 부족한 상태다. 김씨는 동생을 키워준 양부모에게 미안함을 느껴 혈육인 자신이 직접 나서 동생에 대한 도움을 호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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