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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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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0개주중에서 교통법규가 가장 까다로운 곳은 캘리포니아주. 타주의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을 정도이니 타국의 운전면허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통할 리가 없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주이다 보니 인명존중의식이 유달리 높은가 보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까다로운 교통법규 몇개를 보자. 횡단보도가 아니라도 사람이 차도에 내려서면 차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 시내도로에서도 스쿨버스와는 최소한 10 이상 안전거리를 둬야 한다. 앰뷸런스나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면 모든 차는 길을 비키고 일단 정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벌칙금을 물게 된다. ◆음주운전자는 현장체포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55마일(88) 속도제한은 엄하게 실시된다. 이 까다로운 교통법규가 사고로부터 인명을 보호하자는 것이어서 누구든 이의없이 따른다. 미국의 잘 정착된 교통문화의 밑바닥에는 이처럼 엄하고 까다로운 교통법규가 깔려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의 느슨한 교통법규가 상당히 강화될 모양이다. 경찰청이 오는 7월1일부터 시행을 전제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도로교통법개정안을 보면 어린이와 신체장애인이 차도를 횡단할때 일시정지 또는 서행토록 된 현행규정을 무조건 정지토록 개정한다는 것. 차량소통위주의 도로교통법을 인명존중 위주로 개정하려는 경찰청의 정책방향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잘 하는 일이다. ◆교통사고의 발생건수 자체를 대폭 줄여야 한다. 특히 교통사고의 치사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면 운전자의 의무조항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교통사고의 다발과 사망자 과다현상을 그대로 두고서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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