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정상화 교섭재개 분위기조성 목적 관측/학술·정당교류 형식 잇단 접촉/북 김영남,일 기자들 평양 초청북한과 일본의 물밑 접촉이 표면으로 떠오르며 관계 정상화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달 들어 부쩍 활발해진 양측의 움직임은 최근 대미접촉의 여세를 몰아 대일 접근을 본격화하려는 북한의 뜻과 주변여건의 성숙에 따라 더이상 대북접근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일본의 판단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뉴욕에서 열렸던 유해 송환협상의 북측 대표인 김병홍 외교부 국제국장겸 군축평화연구소 소장이 귀국길에 일본을 방문, 24∼25일 열리는 한반도통일문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다. 북군축평화연구소는 3월 일외무성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대표단을 평양에 초청하는 등 대일 창구역을 맡아 왔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에는 일외무성 국제정보국장등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와 대북 3차 쌀지원문제 등이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학술회의 직후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사민당의 초청 형식으로 4∼5일간 도쿄(동경)에 와 일정부·연립여당 관계자들을 만난다. 북한 노동당의 김용순 비서 또는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이종혁 노동당 부부장(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두사람은 일본의 대북 쌀지원을 성사시켰던 장본인으로 대일 국교정상화 교섭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김영남 북한외교부장은 13일부터 일주일간 일정으로 일본의 주요 신문·통신사 외무성 출입기자를 평양으로 초청해 둔 상태다. 북한측은 이 초청의 목적을 밝히지 않았으나 북·일 관계개선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홍보전략의 일환이란 관측이다.
도쿄의 관측통들은 북노동당 대표단은 방일기간에 일연립여당 대표단의 6월방북을 초청, 평양에서 대체적인 사전 정지작업을 마무리한 뒤 국교 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교섭으로 곧바로 이행하려 할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 외무성은 북한 인사들의 방일에 대해 「민간학술행사 참석」「정당 친선교류」등으로 짐짓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또 3,4월 북경(베이징)에서의 양측 참사관급 접촉도 「교섭재개에 대비한 단순한 접촉」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북한의 4자회담 수용이전에 대북교섭은 있을 수 없다는 일정부의 공식입장때문이다.
북·미관계의 진전에 이은 북·일 접촉 본격화가 남북대화 재개의 청신호인지, 아니면 또다시 한국 소외로 귀결될 것인지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는 셈이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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