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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토비문화/필 빌링슬리 지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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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토비문화/필 빌링슬리 지음(화제의 책)

입력
199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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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통해본 20세기 중국 이면사20세기 전반 중국대륙에 들끓었던 「토비」는 때론 「약탈을 일삼는 도적떼」로, 때론 「가난한 농민 편에 선 의적」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다. 일본 모모야마 가쿠인(도산학원)대교수인 영국출신의 중국학자 필 빌링슬리는 토비라는 특수집단의 변질과정을 통해 중국의 정치 사회적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

토비의 등장은 전통 규범의 와해와 굶주림, 재난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의 결과였다. 자연발생적으로 세력이 늘어나고 사회적 영향력도 확대됨에 따라 이들은 관과 결탁, 군벌시대 중국을 휘어잡는다. 두 권력간의 교묘한 야합이 지속되면서 「관비분치(관과 토비의 분할통치)」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권력에 맛들인 토비는 농민의 분노를 대변하기 보다는 무차별적 약탈을 일삼고 심지어 친일세력과도 손을 잡는 집단으로 바뀌어간다. 공산당 역시 이 집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공산당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며 토비를 포섭, 홍군으로 동화시켰다. 토비가 지닌 반동성향과 독선적 기질을 사회변혁운동에 이용한 것이다.

토비의 조직화를 통해 이룩된 공산당 치하에서 다시 검은 지하조직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문창 국민문화연구소 회장이 번역했다. 일조각 간·1만2,000원<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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