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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발 「한벗회」 사무실 쫓겨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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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발 「한벗회」 사무실 쫓겨날판

입력
199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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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인 부도로 전셋돈 떼여/시인 구상씨 “이전비보조” 밝혀장애인 외출돕기 등 장애인을 위한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소리없이 벌여온 「한벗회」가 사무실 전셋돈을 받지 못해 길거리로 나앉게 됐다.

한벗회는 지난달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용강동 K식당의 건물 주인이 부도를 내는 바람에 1천5백만원의 전셋돈을 떼이게 됐다. 식당 한켠의 허름한 5평짜리 사무실 속에서도 사명감과 보람으로 꿋꿋하게 견뎌온 4명의 직원들은 더이상 장애인들을 돕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질 뿐이다.

한벗회는 78년 자원봉사자들이 창립, 장애인 전용식당, 맹인자녀탁아소 등을 운영해왔다. 93년부터는 교통편이 없어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의 외출을 돕기 위한 「한벗 장애인 이동봉사대」를 조직해 장애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벗회에는 현재 장애인회원 6백여명, 운전봉사회원 3백여명, 청년회원 40여명, 후원회원 80여명이 있다. 운전봉사 회원은 회사원 자영업자 주부들이 중심이며 현직 경찰관도 있다. 상근 직원들은 사무실의 전화 3대와 개인용 컴퓨터 2대로 외출을 원하는 장애인들의 연락을 받고 운전봉사회원들을 연결시켜 준다. 한달에 평균 2백10여명의 장애인들이 차량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한벗회는 장애인들의 발이 돼왔다.

딱한 소식이 전해지자 한벗회 고문인 시인 구상씨는 6월말께 전시회를 열어 사무실 이전비를 보태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한벗회 채규철 대표(60)는 『장애인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영화·연극표 보내기운동 등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려 했는데 뜻밖의 일이 터져 장애인들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일 뿐』이라고 말했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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