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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아이들로 키워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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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아이들로 키워야(사설)

입력
199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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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에서 전교수석을 하고 고교에 진학한 여학생이 첫 시험에서 수석을 하지 못했다 해서 음독자살했다. 울산에서 지난 6일에 있었던 비극이다. 대전에서는 시험도중 동료학생에게 시험답안지를 보여주다 선생님에게 적발된 고교2년 남학생이 징계를 고민하다가 7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도 있었다.남녀 고교생이 연이어 저지른 이 어이없는 비극을 보면서 우리는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을 이처럼 심약하게 키워가지고서야 그 치열해질 21세기의 국제경쟁사회 속에서 적자생존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아이들은 툭하면 가출을 하고 조금만 좌절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지나치게 잦다. 대학 입시 뒤끝이면 시험을 잘못친 것을 비관해 목숨을 끊고 대학에 떨어졌다 해서 음독 투신자살하며 울산 여학생의 경우처럼 학교성적이 나빠졌다 해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정부와 사회 그리고 학교와 가정이 청소년과 소녀들의 문제에 좀더 심각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키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아이들은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작은 고통이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할 만큼 심약하다. 그래서 자제력과 책임감이 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와 학교와 사회에 얼마나 무책임한 행위이며 생명의 경외에 대한 모독인지를 모른 채 하찮은 좌절이나 작은 실패에도 극기심을 잃고 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처럼 허우대만 컸지 심정적으로는 나약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자라나게 된 원인을 따지자면 전통적인 가정교육의 상실과 학교의 인간교육 실패를 들 수밖에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급격한 산업화로 먹고 사는 문제에서 생긴 여유가 가정에서 아이들을 과보호해 기르게 돼 오히려 아이들에게 극기심을 심어주지 못하고 자제력과 책임감을 길러주지 못하는 결과를 빚게 된 것이다. 학교마저 입시위주 교육에만 매달리고 사람을 기르는 인간교육을 포기해 마음과 몸이 다같이 건강한 아이들을 기르는데 실패하고 있다.

극기심이 충만한 강한 아이들을 키워내자면 때로는 매도 들고 꼭 필요한 고생은 시킬 줄 아는 전통적인 가정 교육을 부활해야 한다. 학교는 공부만 잘하는 아이보다는 건전한 지덕체를 갖춘 아이를 길러내는데 교육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교육주간이 낀 가정의 달에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시작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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