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없이 가벼운 협박·요구액수도 적은편/추적가능 휴대전화 통화·집부근서 풀어줘/“비리조사” 전화받고 상부·검찰에 보고안해/송씨도 범인인상·차량번호 기억못해 의아8일 발생한 기업은행 대치역지점장 송해정씨 납치사건은 송씨가 진술하는 정황에 여러가지 석연치않은 점이 많아 경찰수사진을 곤혹스럽게 하고있다.
경찰이 가장 의구심을 갖고있는 부분은 범인들이 「납치」라는 엄청난 사건을 벌이고도 정작 범행목적을 달성키위해, 또는 수사망을 피하기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범인들이 송씨에게 자신들의 얼굴을 노출시키고도 아무런 대가나 조건없이 송씨를 풀어준 것은 통상의 범행행태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경찰은 은행지점장이라는 「거물」범행대상에 비해 5천만원이라는 요구액도 너무 작다고 보고있다. 범인들이 처음 3억원을 요구했다가 『곤란하다』는 송씨의 말 한마디에 선뜻 깎아주었다는 것도 어색하다.
그밖에도 추적가능성이 높은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 송씨의 눈을 청색테이프로 가려 눈에 띌 위험이 큰데도 송씨를 좌석에 앉힌채 교통량많은 서울과 수도권지역을 장시간 돌아다녔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또 송씨를 집부근에서 풀어준 것도 가능한 한 관련장소와 멀리 떨어진 곳을 택하는 일반적인 범죄심리와 동떨어진 행동이라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이같은 범인들의 「미숙함」은 은행사정을 정확히 파악, 범행대상과 유인수법을 정하고 차량을 준비하는 등의 치밀함과 대낮 대로변에서 납치한 대담함등 「전문가적」수법과는 모순된 것이어서 경찰을 혼란스럽게하고 있다.
경찰은 송씨의 행적에도 몇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송씨는 검찰수사관을 사칭한 범인으로부터 은행대출비리를 조사한다는 전화를 받고도 상부에 보고하는 관행을 생략했으며 납치후 얼굴이 가려지기까지 20여분동안의 여유가 있었는데도 범인중 단1명의 얼굴만 기억하고 있고 풀려난뒤 상당시간후에야 신고를 했다. 송씨가 하오9시10분께 만남의 광장에서 기다리던 부인에게 건 전화가 자신의 집앞 공중전화로 드러난 점도 쉽게 납득되지않는 대목이다.경찰은 이러한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일단 은행내 사정을 잘 아는 주변인물들에 용의점을 두고 집중수사하고 있으나 송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결여돼 있는 점도 감안, 송씨의 개인적 문제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박희정 기자】>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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