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물론·문화와과학의 정립을 위하여개념·규칙통한 문화현상 분석/아무것도 되는게 없어70∼80년대 미 대중문화 다뤄국내 독자들의 폭 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빈 해리스(69)의 인류학이론서와 대중문화 해부서가 잇따라 번역 출간된다. 대우학술총서 「문화유물론―문화과학의 정립을 위하여」(민음사간)와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어」(황금가지간)가 새로 소개될 저서이다.
주말께 나오는 「문화유물론…」은 국내 초역되는 인류학이론서. 인류학을 문화과학으로 정립하려 한 그의 문화유물론(모든 문화의 정신적 토대를 이루는 물질적 근거를 파헤치는 이론)이 잘 드러난다.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유명기교수가 번역한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제1부는 해리스가 처음 명명한 문화유물론의 주요 분석틀을 제시하며 제2부는 문화유물론의 수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관념론적인 여러 이론과 변증법적 유물론을 비판하고 있다.
해리스는 문화분석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인류학연구에서 에믹(emic·언어 기타 인간행동을 분석·기술하면서 기능면을 중시하는 태도)적 관점과 에틱(etic·에믹과 상반되는 태도)적 관점의 구분을 제안한다. 에믹은 해당 문화당사자들에 의해 문화현상을 파악하는 「내부자」 관점이며 에틱은 외부관찰자가 선택된 개념과 규칙을 통해 문화현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해리스는 에믹적 관점에 편향된 관념론적 접근방식을 지양하고 에틱적 관점을 취하려 했다. 그는 제2부에서 사회생물학, 심리인류학, 변증법적 유물론, 구조주의등 인류학의 각종 문화분석이론을 비판하고 있다.
이달말께 출간될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어」는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의 미국 대중문화를 다루었다. 컬트와 범죄, 포르노휴게실과 섹스 숍, 이혼율 증가, 거리의 총격전, 방사선이 새는 원자로등 전통적 직업윤리관의 붕괴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화를 경제적 문화인류학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해리스는 「게이들이 왜 밀실 밖으로 뛰쳐 나오고 있나」 「거리테러는 왜 늘어나나」 「인플레이션과 동성애자 증가추세의 연관성」 「여성해방과 증가하는 도시범죄율의 관계」등 주된 변화들간의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제조업분야의 퇴조로 인한 「미제」 신화의 붕괴, 서비스업종의 질하락, 여성의 폭발적 사회진출등을 이성의 틀로 냉정히 분석·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설가 원재길씨 번역. (주)황금가지는 7월말께 근작인 「마빈 해리스의 인류학이야기」도 낼 계획이다.
마빈 해리스의 저서는 지구상의 여러 문화기습을 풀이한 「작은 인간」 「식인과 제왕」 「문화의 수수께끼」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등이 국내에 소개돼 출판계에 문화인류학붐을 일으키고 있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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