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버스 태부족 승차난 극심/총알택시들 거리점령 난장판한가해야 할 심야의 서울 도심에 교통러시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나 대중교통 수단은 거의 공백상태여서 곳곳에서 귀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심야 교통러시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서울의 풍속도중 하나. 새벽시장이 열리는 남대문로와 청계로 을지로부근, 그리고 유흥가 등이 밀집한 신촌 천호동과 강남지역의 곳곳에서는 자정께에도 차량들이 몰려 출퇴근 시간대처럼 혼잡하다.
그러나 이 시간대에 대중교통수단은 거의 공백상태나 다름없다. 통행하는 차들은 대부분 승용차나 택시들. 간간이 지나가는 버스등이 있으나 이를 타기는 하늘의 별따기 처럼 어렵다. 서울시내를 운행하는 심야좌석버스는 전체 노선수 4백61개의 5%도 되지 않는 20개 노선. 그나마 정차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시민들이 20∼30분을 길바닥에 주저앉아 기다리기 일쑤다. 지하철역 주변은 장거리를 운행하는 총알택시나 합승을 하는 택시들이 점령, 「골라태우기」 「승차거부」를 일삼고 있다. 다른 방향의 택시잡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8일 밤 12시 신도림역.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온 승객 3백여명이 4차선도로변을 점령하고 있는 30여대의 택시행렬에 몰려들었다. 그러나 택시를 잡은 사람은 인천·부천행 손님 수십여명 뿐이었다. 구로·양천지역을 가는 승객들은 아예 택시를 잡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심야좌석버스인 905번 노선버스가 도착하자 택시잡기에 실패한 1백여명이 우루루 몰렸다. 그러나 영등포에서 이미 만원이 된 버스에 그나마 겨우 발을 딛고 올라타는데 성공한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했다.
4일0시20분께 1호선 종로5가역 역시 1백여명의 시민들이 버스정류장에 줄을 서 있었지만 유일한 심야좌석인 902번 버스는 3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이 버스의 운행간격은 10분이다.
심야의 교통대란은 서울대입구역 사당역 수서역 양재역 등 지하철 종착역에서도 마찬가지 사정. 장거리택시의 무질서한 도로점령과 호객행위, 승차거부, 승객들의 도로점거 등 심야의 지하철역 주변은 거의 난장판을 방불케하고 있다. 밤늦은 귀가시민들로 도심에서의 심야체증도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이동훈·배성규 기자>이동훈·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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