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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두차례 정무장관 “파격” 행보 촉각(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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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두차례 정무장관 “파격” 행보 촉각(조명)

입력
199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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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세력 리더 상징성… YS 구상 관련 주목신한국당 당직개편의 파격은 김덕룡 정무장관이다.

김의원은 하마평에도 거의 오르지 않았고 여권 소식통들조차 예측하지 못했다. 이런 의외성만이 파격이라는 평을 낳는 배경은 아니다. 정말 음미해야할 대목은 정무장관을 노리는 의원들이 적지않은 현실에서 김의원이 두 번씩이나 발탁됐다는 점이다. 한 정권에서 정무장관을 두 번 역임한 전례도 없었다. 누가 봐도 김영삼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김의원은 파격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의 발탁이 당연하다는 게 아니라 김대통령의 지향점을 유심히 지켜보면 당직개편의 윤곽이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지향점이 무엇이냐』는 집요한 물음에 김의원은 소이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딱 한 마디를 던졌다. 『김대통령은 크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 정치사,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자 한다. 새 정치를 구현하려 애쓰고 있으며 그 구체적 실천으로 세대교체, 지역할거타파를 설정하고 있다』는 말이 그의 촌평이었다.

김의원의 인식대로 김대통령이 「역사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정무장관 김덕룡」은 범상치 않은 포석이다. 축구에서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하는 「리베로」처럼 정무장관 자리는 맡은 사람의 역량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대권주자군에 속하는 김의원에게 정무장관을 맡긴 것은 그의 반경을 넓혀주려는 배려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김의원의 정치적 이미지를 김대통령의 역사인식에 접합하면 대권구도의 극적인 상황이 그려질 수도 있다. 개혁세력의 리더이자 세대교체의 표상이라는 상징성은 새 정치의 흐름에 부합된다. 정치적 한계로 작용해온 호남출신이라는 점도 지역타파의 정면승부라는 측면이 부각될 경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김대통령이 정치현실을 넘어서는 결단을 구상하고 있다면 김의원은 그 구상의 실현대상으로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김의원이 이런 가능성을 현실화하려면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다. 다른 대권주자들의 견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한편으로는 중량감을 더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광범위한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진지함· 개혁성이 폐쇄성으로 비쳐지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최명교수가 설파한 후흑론처럼 강직한 내심을 미소로 포장할 수 있는 정치적 기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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