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블록화 흐름속 오스트리아도 서구동맹 가입 검토냉전이 종식되면서 「유럽의 중립주의」가 점차 설 땅을 잃어 가고 있다. 블록화라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흐름 속에서 중립은 곧 고립을 의미할 뿐이라는 의식이 제3세계에 이어 유럽의 중립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고 있는 서유럽동맹(WEU) 10개국 회담에서 유럽연합(EU)의 방위동맹체로 부상하고 있는 WEU에 가까운 시일내에 정식회원으로 가입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가 WEU에 가입하게 되면 전쟁발발등의 유사시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중립국가로서의 불개입원칙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다른 중립국 핀란드와 스웨덴은 오스트리아에 앞서 탈중립의 행보를 시작했다. 양국은 94년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평화동반자계획(PFP)협약에 서명했고 최근에는 EU의 결정에 따라 실시되는 WEU의 (군사)작전에 참가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제출해 놓았다. 대외군사 개입의 국내법적 근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등은 지난해 EU에 가입한 바 있다. 이 역시 다른 유럽국가들에는 탈중립을 향한 시도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 중립국들의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유럽의 중립주의가 이데올로기와 함께 역사의 무대 뒤편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유럽의 중립국중 단지 스위스와 노르웨이 국민들만이 EU의 가입문제를 근소한 표차로 거부하면서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중립에 대한 반론이 거세 역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주요 중립국가들이 중립을 점차 포기하려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들은 현재 세계가 몇개의 새로운 블록으로 재편성되는데 소외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블록, 즉 지역적 결합에서 소외될 경우 정치 경제 군사 등의 부분에서 다양한, 그리고 치명적인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베를린 장벽 붕괴와 구소련의 해체등으로 분쟁위험이 줄어들면서 중립의 개념 자체가 무의미해진 탓도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유럽의 평화를 위협했던 프랑스와 독일이 EU라는 하나의 테두리로 들어오면서 유럽지역에서의 전쟁발발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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