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문턱에 닥친 불치병 절망서/독백 처럼 써올린 「살수 있을까」/이젠 하루 조회 1,000건 넘는/전세계 호지킨병 환자 정보센터로「살 수 있을까」 암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른 암환자를 위해 인터넷에 웹사이트를 개설한 영국신세대 여성의 일기가 전세계 수천만명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1월 갑자기 목주변에 큰 콩알만한 혹이 생겨 병원을 찾은 아만다 지씨(Amanda Gee·29)는 두달뒤 악성 임파종의 일종인 호지킨병 중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호지킨병은 목주변에 생긴 악성종양이 임파선을 따라 온 몸으로 퍼지는 암으로서 가장 혈기왕성한 시기인 20∼30대에 엄습하는 치명적인 병. 요트솜씨가 일품인 건강하고 쾌활한 성격의 아만다에게도 이병은 잔혹했다. 발병초기부터 고열과 쇼크, 탈진을 거듭하며 죽음에 대한 공포와 비애를 느껴야 했다.
아만다는 죽어가는 딸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붓는 어머니, 어금니를 깨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을 찾았다.
혹시 좋은 치료약이 있는지, 같은 병을 앓다가 완치한 사람이 있는지등을 알아내기위해 인터넷에 들어가 수십시간을 헤매고 다녔지만 실망만 거듭했다.
아만다는 결국 자신이 직접 인터넷의 월드와이드웹(WWW)에 「살 수 있을까(Can Survive)」라는 제목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현재 받고 있는 치료내용과 느낀점, 진단이후 어떻게 자신과 가족의 인생이 달라졌는지를 담담하게 일기형식으로 써내려갔다.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많은 호지킨병 환자와 가족들의 참여로 아만다의 홈페이지는 하루 1,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방대한 정보망이 구축됐다. 전세계 호지킨병 환자들은 이곳에서 어떤 치료가 효험이 있는가, 고통스런 화학·방사능치료기간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지낼 수 있는가 등과 같은 삶과 직결된 유용한 정보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아만다의 홈페이지에는 정부 자선기관등의 보조금 안내, 각종 치료에 대한 부작용, 호지킨병과 관련한 책자소개등이 실려있으며 호지킨병 환자간에 채팅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있다.
이제 아만다의 홈페이지는 죽음을 앞둔 한 여성의 인생고백공간을 넘어서 호지킨병 환자와 가족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자산을 제공하는 정보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만다의 병세는 호전되고 있다. 아만다는 『내가 병을 극복하고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웹사이트에 참여한 수많은 호지킨병 환자들도 희망을 갖고 병석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생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그녀의 회복을 기원해온 전세계 네티즌들을 기쁘게 하고있다.
아만다 웹사이트 http://www.avonlink.co.uk/amanda<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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