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위주 탈피 제3세계국으로 종류 확산/고유의 풍물·정취 “물씬” 이국의 멋도 함께 즐겨세계의 맛이 서울로 몰려오고 있다. 해외여행의 대중화로 세계 음식문화가 국내에 빠르게 소개되고 있고 우리나라에 머무르는 외국인 숫자도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곳곳의 별미음식을 취급하는 이색 식당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외국식당의 종류도 미국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등 북미나 유럽위주에서 벗어나 베트남 멕시코 인도 파키스탄 브라질등 쉽게 접할수 없었던 제3세계 국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들 식당은 음식뿐만 아니라 그 나라 특유의 장식소품이나 의상 음악등 색다른 풍물을 제공해주고 있어 이국적인 맛과 멋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지난해말 문을 연 서울 강남역 부근의 「리오밸리」. 보사노바와 삼바등 정열적인 브라질음악과 전통 바비큐요리인 「슈라스코」를 즐길수 있는 곳이다. 20∼30년 경력의 베테랑요리사에서부터 웨이터 지배인에 이르기까지 종업원 6명이 모두 브라질인이다. 1 정도의 기다란 꼬치구이에 꽂아 부위별로 숯불의 강도와 양념을 달리해 구워낸 고기를 요리사가 직접 테이블을 돌며 잘라주는 것이 특색이다. 양파소스와 토마토소스등 매콤달콤하게 만든 고기소스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등을 부위별로 20가지로 나눠 뷔페형식으로 파는데 가격은 1인당 2만5,000원(저녁시간은 3만8,000원). 「카이피린야」 「핑가」등 브라질 술이나 본토 커피를 맛볼 수도 있다. 서울 이태원동의 「샬레스위스」. 통나무산장으로 만든 이 식당은 커튼이나 식탁보 장식소품 종업원의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온통 스위스 정취로 가득차 있다. 매주 목 금 토요일 저녁에는 요들송 가수의 노래와 연주가 마련돼 있다.
러시아식당도 들어와 있다. 서울 방배동의 「모스크바」에 가면 얇게 썬 쇠고기피에 쇠고기 피망 양파등을 다져 넣어 오븐에 살짝 구운 「피카다」와 생크림과 사골로 끓인 소스를 넣어만든 고기요리 「스트로가노프」등 20여가지 러시아 고유음식들을 맛볼수 있다. 보드카와 시미노프등 러시아술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을지로 6가의 「레스토랑 러시아」도 러시아음식을 팔고 있다.
동남아식당으로는 베트남음식을 파는 「라우제」와 인도음식 전문 「게스트」 「아쇼카」 파키스탄 식당 「모글」 태국식당 「캘리포니아」등이 있다. 모두 이태원에 있다.<김병주 기자>김병주>
◎베트남 식당 「라우제」/양고기·한약재·야채 앙상블 「라우제」 일미/재료 매달 원산지에서 공수 미식가들 “손짓”
동남아음식중 가장 한국적인 것은 단연 베트남 음식이다. 맵고 짭짤한 맛에 우리의 밑반찬을 연상시키는 메뉴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 맛을 전문으로 하는 혜화동 로터리의 국내유일 베트남음식점 「라우제」(대표 김성창)는 매달 공수되는 원산지 재료로 소리 소문없이 미식가들을 끌어모은다.
지난해 3월 개점후 베트남 노동자와 각국 외교사절이 즐겨찾는 이곳의 으뜸 메뉴는 라우제(노양제). 원래 궁중요리인 라우제는 프랑스 지배당시 개량돼 대중화했다. 열대지방의 산후조리식으로 순환기 계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선로와 샤부샤부를 연상케하는 라우제의 주원료는 베트남산 양고기를 음양곽, 인삼, 구기자, 감초, 계피등 13가지 한약재와 함께 삶은뒤 송이·팽이버섯, 상추, 쑥갓, 연뿌리등 30여가지 야채를 더해 먹는 전골. 푹 끓인 라우제는 한약재 때문인지 연한 카레향을 내고 국물은 진한 회색을 띤다.
주방에서 끓인 라우제와 싱싱한 쑥갓, 버섯, 당근 등 야채가 식탁에 올려지면 야채를 1분정도 국물에 살짝 데쳐 「반짠」이라는 쌀종이에 양고기와 함께 얹어 먹는다.
감초탓에 라우제맛은 약간 달착지근하기 때문에 맵고 시원한 음식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매운 배트남 고추 「억」을 가미한 초장을 곁들여야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베트남특유의 느끼함을 맛보려면 응우비홍(오미향)을 주문하면 된다. 전골과 야채를 먹은뒤 쌀로 만든 국수 「퍼」와 두부를 라우제국물에 넣어 끓여 먹는 맛도 일품이다.
좀 더 많은 요리를 즐기려는 손님을 위해 풀코스가 제공된다. 전골과 퍼외에 양고기양념요리인 「제능」과 만두 「짜조」가 곁들여지는 풀코스를 즐기면 웬만한 베트남요리는 섭렵하는 셈이다.
디저트로 베트남중부에서 자생하는 독특한 향의 베트남커피가 제공돼 입안을 개운케한다. 가격은 라우제(2인분)가 2만5,000원이며 라우제 풀코스 3만5,000원, 짜조 6,000원등이다. (02) 741―0292<이영섭 기자>이영섭>
◎멕시코 음식점들/고추·치즈 재료 맵고 새콤 우리입맛 맞아/살사소스 곁들인맛 매력 신세대에 인기
「타코」「브리토」「엔칠라다」「칠리」…. 멕시코음식 맛을 모르면 더이상 신세대가 아니다. 햄버거와 피자를 즐겨찾던 20∼30대 사이에서 멕시코음식이 한창 인기다. 멕시코음식은 보통 매운 고추와 치즈를 많이 넣어 맵고 새콤해 한국사람 입맛을 끌기에 충분하다.
국내에 소개된 멕시코 음식중 대표적인 것은 타코와 엔칠라다 브리토 파히타등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기본 구성은 비슷하다. 쇠고기나 닭고기를 정사각형 모양이나 길쭉하게 썰어 야채위에 얹은 것을 우리나라 밀전병과 같은 토르티야로 싸먹는 것이다. 여기에 생크림과 매운 소스, 매운 고추인 할레파노를 썬 것을 넣어 매콤 새콤한 맛을 내게된다. 토르티야는 멕시코 특산 옥수수가루와 밀가루를 반죽해 납작하게 구운 빵으로, 버터나 이스트를 전혀 쓰지 않는다.
멕시코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살사소스. 신선한 토마토를 잘게 썰고 양파와 마늘, 멕시칸 고추를 다져넣은 소스로 나초를 찍어먹거나 브리토와 타코에 넣어 먹는다.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태원으로 내려가는 언덕 입구에 이국풍을 물씬 풍기는 피지 아일랜드(02―798―4656)는 20여종류의 멕시코음식 맛을 볼수 있는 전문점이다. 타코(1만2,000원)가 간판메뉴지만 요즘엔 해물과 야채를 토르티야로 싼뒤 굽거나 튀긴 해물치미찬고(1만8,000원)가 잘 나간다. 보통 1만2,000∼2만원선이지만 4∼5개코스가 함께 나오는 세트메뉴는 2만8,000∼4만원이다.
서강대에서 신촌로터리로 내려오다 오른편 골목길에 있는 레드넥(02―706―9430)에서도 멕시코스낵을 값싸게 맛볼 수 있으며 미국식 캐주얼 레스토랑 「베니건스」(02―766―9800)와 「TGIF」에서도 3∼4종류를 맛볼 수 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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