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대기 160개사·개방앞둔 금융기관 현실 반영/증시 타격없게 시기·물량조절등 보완조치 필요8일 정부가 발표한 3·4분기 주식공급확대계획은 시장개방을 앞둔 금융기관과 공개를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에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4분기부터 2조5,000억원어치의 주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방침은 그러나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증시에는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발표는 결국 「기업들엔 단비, 증시에는 악재」인 셈이다.
사실 기업 공개확대와 금융기관 증자는 경제환경의 변화추세로 미루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을 공개하겠다고 줄을 서있는 기업이 현재 160개나 되고 시장개방을 앞둔 금융기관들은 현재와 같은 덩치로는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방침이 발표되자마자 은행 증권 보험 종금 투금등 20개 금융기관이 경쟁적으로 증자계획을 밝힌 것은 이같은 금융기관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날 증권거래소에 3·4분기중 증자계획을 공시한 금융기관은 LG 금호 한솔종합금융과 삼삼 항도 대구 울산 인천 충북 신세계투자금융 및 삼성 현대 신흥 장은 동부 선경증권등 증권 6사, 하나 보람 한미은행 대한재보험등이다.
이번 정부의 주식공급확대규모는 2·4분기 공급분의 2배가 넘는 것이며 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분기별로 최대규모다. 갑자기 쏟아질 물량으로 증시는 한동안 휘청거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계자들은 『증시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몰아친 강풍으로 주식시장은 한동한 기력을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경제원 장수만증권제도담당관은 『우리 증시가 이 정도 물량증가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며 더 이상 주식공급 확대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으나 증권관계자들은 정부가 주식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3조원을 넘어서고 종합주가지수가 이달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이 완전히 증시로 되돌아 온 것은 아니며 기관도 주식 매도에 더 신경쓰고 있다. 최근 주가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증시 주변여건이 호전됐다기 보다는 이달들어 1조원이 넘는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입된데 힘입은 「반짝 장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중 실세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높은 수준에 있으며 경기는 연착륙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수출부진으로 국제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는등 경제전망이 아직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기업과 주식시장 모두에 피해가 가지않기 위해서는 공개 및 증자 시기와 물량조절등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보완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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