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실세·서울출신들 “중용”/총장·총무 계파안배 원칙 파괴/김 정무 재기용싸고 다양한 해석도신한국당이 8일 단행한 당직개편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가 담겨 있다. 바로 김영삼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과 세대교체의 실천이다.
특히 당―정―국회의 주요 포스트에 강삼재 사무총장, 서청원 원내총무, 김덕룡 정무1장관등 민주계 실세들을 전진배치했다는 점에서 친정체제 구축의 강한 의지가 부각되고 있다. 민주계의 전면 포진은 김대통령이 정국운영에 자신의 의중을 정확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 민주계 당직자들은 취임 일성으로 김대통령의 슬로건인 개혁과 변화를 주창, 친정체제의 일단을 벌써부터 드러내기도 했다.
당내 역학구도 측면에서 보면 친정체제는 통치권누수의 차단, 당의 장악으로 이어진다. 김대통령은 관리형인 이홍구 대표를 내세워 대권논의의 조기촉발을 차단하고 민주계 실세들이 실질적으로 당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대권주자들이 각개약진하는 전국시대는 당분간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친정체제가 당직개편의 외피라면, 세대교체는 내피라고 할 수 있다. 여권핵심인사들은 『내면적으로는 세대교체의 메시지가 더 강하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강삼재 총장이 44세, 서청원 총무가 53세, 김덕룡 장관이 55세로 이상득 정책위의장(61세)을 제외하면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40∼50대이다. 나이를 따지지 않더라도 김장관, 강총장, 서총무를 비롯, 박범진 총재비서실장 김철 대변인 등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범주에 들어간다. 세대교체의 메시지가 그동안 구호차원에서 맴돌았다면, 이제 실천의 차원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향후 대권구도와 관련해 민감하게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김대통령이 7일 전국위에서 거듭 세대교체를 역설했듯이 여권의 차기대권주자가 젊은 세대, 새로운 정치그룹에서 나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김덕룡 정무1장관의 재기용은 다양한 함의를 갖고 있다. 김장관은 대권주자중 대표적인 개혁주의자인데다 세대교체의 색채를 띠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등장은 당직개편의 차원을 넘어서는 해석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번 당직개편의 또다른 특징은 계파안배원칙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 정권출범 이후 계속돼 온 「민주계 총장―민정계 총무」의 계파안배구도가 무너진 것이다. 이상득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는 주요당직자가 모두 민주계 내지는 범YS계이다. 아울러 경남의 강삼재총장, 경북의 이상득정책위의장 등으로 어느정도 지역안배가 이뤄진 가운데 서청원총무, 김덕룡장관, 박범진총재비서실장 등 서울지역구출신 의원들이 중용됐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이는 여권핵심부가 이번 총선에서 일궈낸 서울승리에 묵직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의미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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