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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불청객 치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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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불청객 치매 어떻게

입력
1996.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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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고령화사회를 맞아 치매노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 미국에선 치매환자가 무려 400만명에 달하며 전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현재 20만명이상의 치매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범사회적인 치료및 관리대책이 뒷받침되지않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의 최신치료법과 예방, 간호요령 등 치매의 전반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치매 최신 치료법/인지기능 개선제 치료 약물로 “각광”/「태크린」 기억장애 완화·진행속도 늦춰/난폭행동·수면장애엔 항우울제 투여도/뇌신경 단백질 유전자 치료법 연구 “기대”

치매는 뇌의 질환으로 인해 기억력등 지적 능력이 감퇴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노망」정도로 여겼으나 현재는 노화과정에서 오는 인지기능의 감퇴와는 구별되는 특별한 질병으로 이해된다.

치매는 대개 만성적이고 진행성으로 나타나며 기억력 사고력 이해력 계산능력 학습능력 언어및 판단력 등을 포함하는 뇌피질기능의 다발성 장애로 나타난다. 원인은 매우 다양해 무려 70여가지에 이르며 이중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는 연령 성별 교육수준 가족력 두부외상 흡연 음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령 두부외상 가족력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근에는 아포리포단백질 E의 유전자가 정상인과 다른 경우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뇌혈관 질환에 의한 혈관성 치매의 위험인자는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등으로 예방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뇌조직의 신경반을 형성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과다하게 생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 단백질의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특정 염색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에 따른 유전자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어 결과가 기대된다.

치매를 치료하려면 환자의 정확한 발병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며 특히 조기발견이 필수적이다. 최근 개발된 치료약물로는 93년 미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된 인지기능개선제 태크린(Tacrine)이 있다. 국내에도 수입돼 임상에 사용되고 있는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환자의 뇌에서 정상인보다 감소된 아세틸콜린을 증가시켜 기억력등 인지기능의 장애를 완화시키거나 치매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거나 재생을 촉진하는 약물도 개발돼 임상시험중이다. 또 치매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 망상 환각 등의 정신증상, 난폭한 행동,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항우울제 항정신병약물을 인지기능개선제와 병행 투여하기도 한다. 약물치료 외에 적절한 자극이 있는 일상생활을 유지시키는 등 재활행동요법에도 중점을 둬야 하며 무엇보다도 가정의 보호를 받으며 주간치매보호센터등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우종인 서울대의대교수·한국치매협회부회장>

◎치매의 종류와 원인/알츠하이머­고령 따른 뇌기능 저하로 발병/혈관성 치매­고혈압·뇌졸중 등 순환기 질환/가성 치매­주인 우울증 치료하면 사라져

치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하고도 흔한 원인은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질병이다. 여기에는 알츠하이머병 픽(Pick)병 헌팅톤병 파킨슨씨병 등이 속한다. 치매의 원인이 되는 비퇴행성 질병은 혈관성 치매가 대표적이며 이밖에 갑상선기능저하증 윌슨씨병 저혈당 저산소증 쿠싱증후군 뇌하수체기능저하증 요독증 등이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에는 뇌농양 뇌막염 뇌염후유증 매독 베체트증후군 등이, 영양결핍성 치매로는 알코올성치매 비타민결핍 등이 있다. 정신질환 독성물질 치료약물 두부외상 다발성경화증 뇌수종 지주막하출혈 뇌내출혈도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미국에서 사망원인 4위, 전체 치매환자의 5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유병률이 60세이상인구 10만명당 127명이라는 보고도 있다. 고령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여성 유전 다운증후군 두부외상 등도 위험요인이다. 혈관성 치매는 뇌의 여러 부위에 경색이 생김으로써 인지기능이 황폐화하는 질환이다. 주증상은 정신운동둔화 기억장애 우울증 무감동 등이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에게 잘 발병한다.

두부외상에 따른 치매는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보통 1년내에 사망하는 식물인간 상태가 아니라면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호전되다가 정신기능둔화 기억장애 등이 영구장애로 남는다. 치유가 가능한 가성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이다. 특히 대부분의 노인 우울증환자들에겐 인지기능 장애가 동반된다. 정신분열증 조증 히스테리 등 가성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인 정신질환이 치료되면 치매도 사라진다.<박종환 대구효성가톨릭대의대교수·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과과장> 박 종 한

◎치매환자 가정간호 요령/잦은 대화·규칙적인 생활 유도 효과적

치매노인은 인지기능의 장애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혼란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기상 아침식사 산책 등 하루일과를 정해진 순서에 따르도록 지도하는 게 좋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노인은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게 함으로써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 간호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상해를 입히기도 해 식사 목욕 등이 어려워진다. 이때는 따뜻한 태도를 잃지말고 흥분상태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시도해야 한다. 노인이 공격적일 때 몸을 빠르게 움직이거나 거친 말투를 사용하면 위험하다.

치매노인은 기억장애로 인해 현실감이 없어지므로 하루에도 몇번씩 시간 장소 사람 등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큰 글자로 된 시계를 눈높이에 설치해 스스로 시간을 알도록 하고 달력에도 매일 본인이 표시해 날짜를 인식토록 하는 게 좋다. 화장실 침실 등도 간단한 그림이나 글로 표시해 준다. 매일 신문을 읽거나 TV를 시청한 뒤 그와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환자 능력에 맞는 의사소통방법을 시도하되 어린애 취급하는 용어나 태도는 피하며 이해하지 못하면 같은 말을 반복한다. 환자와 눈을 맞추고 호의적인 얼굴표정을 짓는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도 중요하다. 노인이 길을 잃는 경우에 대비해 주소 전화번호가 기재된 신분증을 휴대토록 한다. 약품 세제 독극물 화학약품 등 위험한 물건은 환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중증의 치매환자에겐 거울을 보이지 않게 하고 바깥이 어두워지기 전에 실내등을 미리 켜며 환자방에는 밤에도 실내등을 켜놓아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노인에게 의미있고 활기를 줄 수 있는 활동은 필수적이다. 여자의 경우 세탁물 접기, 화초에 물주기, 음식재료 준비 등 일상적인 집안일을 함으로써 안정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가까운 가게에서 물건사기, 백화점 구경, 산책 등 옥외활동도 외부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주는 좋은 자극이 된다.<이선옥 한국방송대교수·간호학>

◎치매 예방 하려면/“머리 많이 써 뇌세포 자극 하라”/일부는 예방가능·조기 발견땐 치유도

치매는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뇌세포가 오랫동안 손상받아 정상적인 정신기능을 상실하는 만성 퇴행성질환이다. 따라서 어떤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고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치유할 수도 있다. 치유와 예방이 가능한 치매로는 우울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정상압뇌수종 당뇨병 약물중독 악성빈혈 비타민결핍 등에 의한 것이 있다. 일산화탄소중독 후유증, 교통사고 등에 의한 두뇌손상, 알코올중독에 따른 치매 등도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노인성치매)과 혈관성치매는 치유되지 않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심하게 위축되고 뇌대사기능이 감소되면서 서서히 발병하므로 정상적인 노화와 구분이 힘들어 처음에는 무슨 병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통 기억력 장애로 인해 질문이 많아지고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시간 날짜 계절관념이 없어진다. 심해지면 혼자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대소변도 못가리게 된다. 혈관성치매는 고혈압및 반복되는 뇌졸중과 관련있는데 증세가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하다. 다만 급격히 발병하고 사지마비등이 올 수 있으며 감정조절이 안되는 게 다른 점이다. 순환기계통 질환인 고혈압 뇌졸중 등을 잘 치료하면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다. 동양권에는 알츠하이머병보다 혈관성치매 환자가 많은 것같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는 근본적인 치유는 불가능하지만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받아 투약하면 어느정도 개선시킬 수 있다.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따뜻한 인간관계를 갖는 게 중요하며 치매정도에 따른 생활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가벼운 치매라면 신문도 보고 바둑 장기등 취미생활을 통해 뇌세포의 활동을 자극하는 게 좋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젊은 시절부터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음식을 편식하지 말고 고단백 저지질 저칼로리음식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몸의 지방을 없애고 긴장을 풀 수 있는 걷기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신념을 갖고 열심히 생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곽동일 고려대의대교수·고려대 안암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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