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는대신 관계개선 효과 기대/4자회담·제재완화등 영향 관심북·미가 뉴욕에서 끝난 유해송환협상에서 보상금액과 유해관련 공동조사단 구성등에 원칙적인 합의를 본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해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음을 의미한다. 협상과정이야 어찌됐든 대선을 앞둔 미측에서 보면 이번 협상결과는 북한으로부터의 「정치적 선물」을 얻어낸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미국은 이에 상응 ,무엇인가를 내줘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고 볼수 있다.
미측의 인도주의적 명분에도 불구, 정치적 의미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이 문제가 제네바 기본합의이후 북·미간 포괄적 관계개선의 중요한 장애물이 돼왔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이에대해 『유해송환이 정치적 조건은 아니지만 관계개선의 필수적인 요소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고 있다.
유해송환과 관련된 북·미간 합의의 골자는 크게 두가지이다. 우선 지금까지 북한이 넘겨준 1백62구의 미군유해에 대한 대가로 미측이 2백만달러를 웃도는 금액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미측은 당초 실비보존 차원에서 1백만달러이상은 불가입장이었으나 북한의 요구를 일부 수용, 「2백만달러+알파」선까지 양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측의 평가에 따르면 1백62구중 동물뼈등을 제외한 실제 미군유해는 4구정도에 불과한데 2백만달러이상을 내주기로 한 것은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고 봐야한다.
미측은 유해조사및 발굴을 위한 공동조사단 구성이라는 성과를 얻어 냈지만 소요비용 일체는 물론 이에따른 추가비용도 계속 제공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유해송환에 합의해 준 대가로 북한이 얻게 되는 것은 이러한 표면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미측은 이번 협상에서 식량지원이나 대북경제제재 추가완화를 구체적으로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유화조치가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분명한 언질은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이같은 구상이 13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간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어떻게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관련, 북한은 최근 이종혁노동당부부장의 방미를 통해 「심각한 상황 발생」을 언급하면서까지 식량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측도 이에 호응하듯 한·미·일 3자협의는 1월 호놀룰루 협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대북쌀지원 문제가 논의될 것이란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지난번 호놀룰루 협의에서 우리측이 대북지원 시기를 어렵사리 유보시켰던 점을 상기하면 이번에도 4자회담 추진문제와 함께 쌀지원문제가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협상결과가 4자회담 추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협상이 미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간을 끌면 북·미간 직접 대화만으로도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줬다는 분석은 부정적인 견해에 속한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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