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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정부 전 대변인 우르반 갑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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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정부 전 대변인 우르반 갑부 변신

입력
199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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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 주간지 「노우」 창간으로 떼돈/포르노 배포혐의 피소로 더 “유명세”폴란드 사람들은 예르지 우르반(62)을 두고 『콩나물 시루에서도 누워서 자라고 노르망디전투에서 낮잠 잘 사람』이라고 한다. 우르반은 폴란드 공산당 정부의 마지막 대변인을 지냈으면서도 자본주의에 잽싸게 적응, 지금은 최고 갑부의 한 사람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는 호화 스포츠카인 재규어를 몰고 이탈리아제 맞춤양복 차림에 캐비어를 곁들인 최고급 샴페인을 즐긴다. 바르샤바에 있는 그의 호화저택은 수영장이 딸린 것은 물론 아놀드 슈워제네거 같은 근육질 경비원들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다.

그는 90년 자유노조 지도자 레흐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산 정부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 주간지 「노우(Nie)」 를 창간, 떼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 잡지는 정치적 폭로와 풍자, 유명인사와 신부들의 사생활, 외설적인 캐리커처 등을 뒤섞은 잡탕기사로 채워져 있다. 가톨릭이 국교이다시피한 폴란드에서는 파격중에 파격이었고 그런 만큼 인기도 폭발적이었다. 이 때문에 91년 포르노 배포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으나 부수는 오히려 3개월만에 60만부로 2배나 뛰었다. 노우는 특히 홍등가의 주소와 서비스 종류, 가격을 상세히 안내하는 등 상상할 수도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우의 창설자금은 「우르반의 알파벳」이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벌어들인 12만달러(9,000여만원)의 인세. 정치가와 예술가, 특히 공산정권 붕괴 직후 집권한 자유노조 진영 인사들에 대한 온갖 악담을 모아놓은 우르반의 알파벳은 단기간에 75만부가 팔려나갔다. 악담으로 번 돈이 저질주간지를 탄생시킨 것이다.

두달전 바르샤바법원은 「노우」가 정부의 기밀문서를 폭로한 혐의를 인정, 우르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와 함께 언론·출판인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우르반을 하루아침에 『언론자유의 순교자』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을 『늘 대세를 거스르는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을 보살펴준 사람은 잊지 않고 챙기는 의리의 사나이라고도 강조한다. 그의 말이 전혀 엉터리가 아닌 것은 유대인이고 더더욱 공산당원도 아니면서 정부대변인을 지낸 사실이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는 듯하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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