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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와 운전면허(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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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와 운전면허(프리즘)

입력
199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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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따는 것이 한국에서보다 쉽다는 사람도 있고 어렵다는 이도 있다. 서울에서 몇번씩 떨어진 사람이 미국에서 한번에 붙는가 하면, 지역에 따라 영어로 된 필기시험을 쳐야 하고 주행시험때 미국인 채점관이 옆에 붙어있으니 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미국에 온 기업 주재원이나 이민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대체로 미국의 운전면허시험이 한국보다는 쉽다고들 한다. 한국에서는 주어진 시간에 S자니 T자니 하는 정형화된 코스를 통과해야 하고 급제동과 언덕길 정차등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그러나 미국의 시험은 안전성을 가장 중시한다. 시험관의 지시에 따르고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웬만해서 합격한다. 두나라 운전면허시험의 차이는 마치 객관식과 주관식 시험의 차이와 비슷하다. 그래서 객관식 사고에 길들여진 사람이 아니면 미국에서 쉽게 면허를 따낸다.

그런데 문제는 면허를 따고 나서부터다.

한국에서는 고난도의 시험을 거쳐 어렵게 면허를 따고는 그다음 바로 난폭운전의 도로로 나서야 한다. 초보운전자에겐 차선을 양보하지 않기 일쑤고 자신도 모르게 곡예운전에 익숙하게 된다. 운전법규를 위반해도 안걸리면 된다는 풍조가 몸에 배게 되고 설사 걸리더라도 범칙금이 싸다.

미국에서는 교통문화 자체가 다르다. 면허 자체는 쉬워도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에겐 가혹하리만큼 엄한 제재를 가한다. 예컨대 속도위반 세번이면 교육을 받아야 하고 네번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보험료도 위반 건수에 비례해 연간 수백달러씩 가산된다.

두나라 교통문화는 대학제도와 비슷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렵게 시험에 합격해 일단 대학문에 들어가면 졸업은 그냥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에선 머리를 싸맬 정도의 입시공부를 강요하지 않지만 입학후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은 졸업하기가 불가능하다. 우리도 면허시험만 까다롭게 할 것이 아니라 면허후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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