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 아동 심층 접근 부족/장애인 부부의 육아일기/「 …열린 세상을」은 눈길 끌어TV3사는 어린이 날인 5일 다양한 형식의 특집극과 다큐물을 내보냈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우선 참신한 기획과 새로운 시각이 녹아있는 알찬 프로들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부 프로는 굳이 어린이 날에 맞춰 방영하지 않아도 될 평범한 내용이었다.
이날 방송된 특집물 중에서 눈길을 끈 프로는 장애인 부부의 눈물겨운 육아일지를 영상화한 「KBS일요스페셜―채웅이에게 열린 세상을」(KBS1, 하오8시)과, 소년소녀 가장의 홀로서기를 담담하게 그린 「우리 여기 있어요」(MBC, 상오8시10분).
「…열린 세상을」(연출 이원혁)은 농아부부가 어렵게 얻은 아들(채웅)을 키우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담은 1년간의 기록물이다. 주위의 축복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채웅이의 성장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의 훈훈한 정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줬다.
부모가 농아이기 때문에 아들이 말을 못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장난감을 흔들어대는 부부의 간절한 모습, 친척 집에 맡긴 아들을 애타게 보고 싶어하는 모정 등은 시청자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아들이 커서 다른 사람들을 따뜻하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부부의 바람은 긴 여운을 남겼다.
휴먼다큐멘터리 「우리 여기 있어요」(연출 이용석)는 병든 할머니와 동생을 보살피며 구김살없이 살아가는 윤선희양(14)을 비롯해 불우한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않고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 다섯명에 대한 밀착취재기이다.
이 프로는 우리 사회가 무심히 넘기기 쉬운 소년소녀 가장의 고충을 다루면서 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려 했다. 그러나 그들의 일상생활을 잔잔하게 그렸을 뿐,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심층적 접근을 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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