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시장의 40%·흑인용 90% 석권/매달 4∼5개 디자인 개발 「가발의 메카」미국의 흑인 여배우인 우피 골드버그, 마이클 잭슨의 동생이자 인기 가수인 재닛 잭슨, 슈퍼모델인 나오미 캠벨 등 유명 스타가 애용하는 패션가발은 모두 보양산업(대표 강기표)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스칼렛」이라는 고유브랜드로 유명한 보양산업은 현재 전세계 가발시장의 40%, 특히 흑인용 가발의 90%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의 가발업체다. 「가발은 벗겨진 이마를 가리는데나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가발을 멋쟁이들의 필수품으로 바꿔놓은 보양은 매달 4∼5개의 디자인을 새로 내놓으며 세계 헤어스타일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70년대 섬유 합판과 함께 3대 수출품목이었던 가발은 한때 주소비층이던 미국 백인여성들의 수요 급감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보양은 인모 대신 인조섬유를 사용한 저가 흑인용 가발로 활로를 뚫는데 성공했다. 머리카락이 잘 자라지 않고 쉽게 부서지는 흑인 여성들을 겨냥한 가발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위태로웠던 회사도 불붙듯이 살아났다.
67년 설립된 보양은 이를 계기로 85년 500만달러, 88년 1,000만달러 수출고지를 차례로 넘기며 「가발의 메카」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국내 인건비가 급등하자 89년에는 미수교국이었던 중국에 우회투자방식으로 진출, 광동성(광둥성)에 종업원 3,000명규모의 가발공장을 세웠다. 90년 10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 중국공장은 하루 평균 4만5,000개씩 생산, 미국 일본 프랑스등 40여개국에 수출하며 매년 3,000만달러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중국진출로 자신감을 얻은 보양은 93년말부터 「스칼렛」상표로 국내시장 공략에도 나서 2년만에 200여개 매장을 확보하고 7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이름에서 따온 스칼렛 상표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국내에 패션가발 붐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
최근에는 인모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강사장이 직접 현찰을 챙겨들고 중국 인도 베트남 버마 등 세계 곳곳으로 「머리카락 찾아 삼만리」에 나섰다. 또 앞서가는 패션감각을 잃지않기 위해 홍콩 중국등 외국 지사들을 통해서 세계 각국의 최신유행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최근 남성용 맞춤가발도 상품화한 보양은 두뇌 활성효과를 주는 건강가발, 인모를 대체할 차세대 동물성 원사 개발과 함께 자가브랜드 수출에도 박차를 가해 가발업계 세계 1위의 아성을 굳건히 지켜간다는 방침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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